‘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찰은 관련 절차에 따라 피의자의 이름을 김다운(34)이라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5일 오후 3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이씨 부모 살해 피의자인 김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2009년) 이후 2010년 4월 특강법에 신설된 '8조 2항(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을 근거로, 흉악범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
범죄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김성수(29)와 손님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로 살해한 뒤 과천 서울대공원 근처에 유기한 변경석(34),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35),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등이 있다.
신상공개위의 결정에 따라 경찰은 경찰청 공보운영지침 수사공보규칙에 따라 26일 오후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김씨의 얼굴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설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점퍼로 얼굴 전체를 가린 채 호송차에 올랐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범행이 계획 범죄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중국 동포인 A(33) 씨 등 3명을 고용해 경기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씨 부모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한 뒤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기고, 범행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찰은 오는 26일 김씨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또 공범인 3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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