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곳당 광고물 22개나 노출
“유해성분 줄여” 긍정 표현 많아

청소년이 다니는 학교 주변에 위치한 담배소매점이 평균 7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교 주변에 27곳이 몰린 경우도 있었다. 금연문화 확산에도 청소년들은 교육 현장 주변에서 쉽게 담배를 접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 200곳의 교육환경보호구역(주변 200m)안 담배광고 실태를 조사해 25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보호구역에는 있는 담배소매점은 1,011곳에 달했는데 편의점(49.6%) 슈퍼마켓(32.4%)이 대부분이었으나 전자담배판매점도 16곳(1.6%)이나 있었다. 문구점ㆍ서점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조사 결과 담배소매점의 91%가 담배광고를 하고 있었고, 광고물 개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소매점당 광고물은 평균 22.3개로 지난해보다 7.6개나 늘었다. 편의점당 광고물은 33.9개에 달했다. 광고는 LED화면 등을 이용해 화려한 색과 형태로 눈길을 끌었고, 담배모형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내용 역시 “유해성분 평균 90% 감소” “풍부한 맛” “색다른 시원한 맛” 등 긍정적 문구와 이미지로 구성됐다. 해외영화 캐릭터 디자인을 전자담배기기에 활용해 친숙한 이미지도 부각했다.
소매점주의 30%는 가게에 진열된 담배와 담배광고가 청소년들의 흡연 호기심을 유발한다고 응답했으며, 77.2%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담배광고 금지 정책에 찬성했다.
중ㆍ고등학생 9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담배 소매점 광고의 효과가 나타났다. 54%가 일주일에 3회 이상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을 이용한다고 응답했고 85%는 담배광고를 본 적이 있었다. 69%는 담배 브랜드를 1개 이상 알고 있었고 5개 이상 안다는 경우도 12.4%에 달했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담배광고에 청소년들이 노출되는 정도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서 “국회에 계류돼 있는 담배소매점 내 담배 광고‧진열 금지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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