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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브릭 5만개로 만든 2002월드컵 ‘그날의 함성’ 와아~

입력
2019.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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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브릭캠퍼스 등서 진귀한 디오라마 작품 감상 가능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그날의 함성’. 이 작품은 2002년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터뜨리는 장면을 재현했다. 브릭캠퍼스 제공.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그날의 함성’. 이 작품은 2002년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터뜨리는 장면을 재현했다. 브릭캠퍼스 제공.

“우와~. 이운재 골키퍼다. 안정환 선수도 있어요.”

2002년 월드컵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16강 경기에서 안정환 선수가 극적인 골든골을 터뜨리는 감동적인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응원석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열광하고 있고, ‘AGAIN 1966’ 카드 섹션도 그때와 똑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모두 미니 피규어였고, 축구경기장이 장난감인 ‘레고’로 제작됐다는 것뿐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웃음이 피식피식 흘러나왔다. 운동장 한쪽에는 부상당한 도라에몽이 들것에 실려 이동 중이었고, 경기장 지붕에는 영화 ‘어벤젼스 인피니티 워’에 출연한 악당 타노스와 헐크가 혈투를 벌이는 등 곳곳에 경기와 관계없는 영화ㆍ만화 주인공들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그날의 함성’을 백인정(11)군이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지난 17일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그날의 함성’을 백인정(11)군이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지난 17일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그날의 함성’을 보고 있던 백인정(11)군도 작품 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축구광인 백군은 “TV에서 봤던 경기 모습을 작은 레고로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작품은 총 5만개가 넘는 브릭이 사용됐고, 제작기간만 100일이 넘게 걸렸다. 브릭은 결합을 위해 튀어나온 단추 모양의 돌기가 있는 완구를 일컫는 말로 레고, 옥스포드, 메가블록, 나노블록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같은 브릭을 재료로 완구사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창작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을 ‘브릭 아트 작품’이라고 한다.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벚꽃엔딩'. 봄날의 벚꽃놀이를 브릭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김영헌 기자.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에 전시된 작품 ‘벚꽃엔딩'. 봄날의 벚꽃놀이를 브릭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김영헌 기자.

브릭캠퍼스에는 ‘그날의 함성’과 같은 대형 디오라마에서부터 국내외 유명 건축물, 영화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로봇, 실제로 구동 가능한 자동차 등 40여명의 브릭 아티스트들이 만든 창작품 3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들 작품에 사용된 브릭 수만 약 450만개에 이른다.

임헌란 브릭캠퍼스 이사는 “전시된 작품들은 장난감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특히 디오라마 작품을 꼼꼼하게 관람하면 작가들이 곳곳에 일부러 숨겨놓은 오류와 유머를 발견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아지동테마파크 내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에 전시된 디오라마 작품 '백설공주'.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 제공.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아지동테마파크 내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에 전시된 디오라마 작품 '백설공주'.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 제공.

디오라마 작품들은 단어만 생소할 뿐 상당수 박물관에서도 미니어처 등으로 특정 장면을 재현한 작품들도 디오라마 작품들이다. 하지만 브릭캠퍼스처럼 영화 장면 등을 재현한 디오라마 작품만 모아놓은 전시관은 그리 많지 않다.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아지동테마파크 내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도 색다른 디오라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중 하나. 백설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팬 등 10가지 명작동화를 전 세계를 돌며 수집한 희귀 인형과 클레이(점토)로 재현한 디오라마 작품 전시관에서는 어린이나 어른 모두 동화 세계에 빠져 든다.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은 또 3ㆍ1절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에 김구 선생,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등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디오라마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피규어박물관인 피규어뮤지엄W 상설전시관에서도 진귀한 디오라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의 명장면을 브릭으로 재현한 디오라마 작품 ‘스타워즈7: 스타킬러 베이스’는 작가와 팀원 등 7명이 4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자 동일한 주제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약 4만3,000여개의 브릭이 사용됐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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