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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투톱의 ‘거칠어진 입’ 왜?… 지지율 상승에 ‘文정부 실정’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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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투톱의 ‘거칠어진 입’ 왜?… 지지율 상승에 ‘文정부 실정’ 영향도

입력
2019.03.25 04:40
수정
2019.03.25 07: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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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대표, 靑 연설기록비서관 출신 영입 

 나경원도 전문 스피치 라이터 기용 

 ‘도넘은 발언’으로 이어지며 역풍 맞기도 

 ‘반민특위 발언’ 나경원, 독립유공자에 사과 

[저작권 한국일보] 한국당 투톱의 잇단 강성 발언 및 설화.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한국당 투톱의 잇단 강성 발언 및 설화. 송정근 기자

자유한국당 투톱의 발언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차분한 이미지가 트레이드마크였던 황교안 대표와 ‘대중정치인’으로 독설과 거리가 멀었던 나경원 원내대표가 마치 경쟁하듯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이란 평가와 함께 대북ㆍ경제정책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 정부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 대표가 돌변한 것은 지난 18일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여야 4당(한국당 제외)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을 고강도로 비판하면서다. 황 대표는 “정권이 밀어붙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검경수사권 조정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패스트트랙은 좌파독재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입법쿠데타”라며 “공수처가 들어서면 애국 우파 말살의 전위부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사회주의 악법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민생은 도탄에 빠지면서 베네수엘라행 지옥열차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일엔 “선거제가 개편되면 좌파 홍위병 정당이 대거 국회에 진입한다”며 정의당을 중국 문화혁명 당시 학생 전위대인 홍위병에 비유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그는 2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수사 무마와 장남 KT채용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페이스북에 “(저를 음해하려는) 악한 세력은 존재하고 (그렇지 않은) 천사도 존재한다”며 종교적 색채가 짙은 이분법적 선악구도로 비판하기도 했다.

12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 ‘반미ㆍ종북에 심취한 운동권 외교’, ‘좌파단체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공격해 파장을 일으킨 나 원내대표도 연일 “좌파연합국회 만드는 선거법”, “좌파장기독재 고속열차”라는 원색적 표현으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비판하고 있다.

실제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인사를 영입하고 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앞두고 전문 스피치라이터(speech writer)를 기용하는 등 발언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13일 국회에서 '민생파탄 좌파독재 정권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13일 국회에서 '민생파탄 좌파독재 정권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독설의 아이콘’이었던 홍준표 전 대표 체제 때와는 달리 30%를 돌파한 당 지지율, 주요 정책이 성과를 못내면서 국정동력을 잃어가는 현정부의 환경 변화가 투톱의 강성 발언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지율 회복이 일정 부분 자신감을 불러왔고 정책에 성과를 내지 못해 힘이 빠져버린 정부여당이 한국당의 강한 반격을 가능케 했다”며 “탄핵정국 직후였다면 황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듯한 수사에 강경하게 반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설이 ‘도넘은 발언’으로 이어지면서 역풍을 부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국민 분열’ 발언에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을 지냈던 101세 독립유공자 임우철 애국지사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반민특위의 숭고한 활동을 왜곡하고 독립운동가와 후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나경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한 게 대표적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나 원내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연로하신 독립운동가께서 국회에 직접 발걸음 하도록 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해 친일수구로 몰아세우는 2019년 ‘반문특위’”라고 해명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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