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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하나로 트럼프-참모 간 대북정책 ‘집안 싸움’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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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하나로 트럼프-참모 간 대북정책 ‘집안 싸움’ 노출

입력
2019.03.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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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 트럼프 트윗 진의 파악 우왕좌왕

백악관 내부 소통도 원활치 않은 듯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대학내 언론자유 보호' 행정명령 서명식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대학내 언론자유 보호' 행정명령 서명식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재 철회' 트윗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 주요 참모진 간 이견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느닷없는 트윗에 대한 미국의 우왕좌왕 대처는 물론 주요 참모진의 대북 강경기류와는 사뭇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백악관을 포함한 미 행정부는 혼돈 그 자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오늘(22일) 재무부가 대북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는 것이나, 재무부의 추가제재는 전날인 21일 발표됐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어제' 발표된 대북 제재안에 대한 철회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21일 이뤄진 대북제재가 아닌 아직 발표되지 않은 대북제재에 대한 철회라는 미 언론들의 관측이 나오기 시작하며 혼선은 가중됐다

그러나 이 같은 혼선을 바로잡아야 할 정부도 혼란스러워 하긴 마찬가지였다. CNN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주요 참모들 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제재가 무엇을 말하는지 수시간 동안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무엇을 뜻하냐는 언론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CNBC는 국방부도 모든 언론 질의에 "백악관에 물어보라"는 답변만 내놨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세 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한 당국자는 "우리는 허를 찔린 상태였으며, 사람들은 여전히 대체 뭔 일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은 트위터와 뉴스를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좋아하며 추가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짤막한 입장만 냈다. 몇몇 당국자들을 통해 "전날 발표된 재무부의 대북제재는 그대로 시행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철회' 언급은 다음주 예정됐던 추가 제재에 대한 것"이란 말이 전해졌을 뿐 이었다.

불명확한 트윗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 정도로 생각될 수 있는 반면 대북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 간 엇갈린 기류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부가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었던 또 다른 대북제재를 막아선 미국의 모습 자체가 모순적이다. 재무부는 대북제재에 힘을 주고 있는 반면 정작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이를 막아내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내 참모들과의 소통도 원활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 뒤 발언권이 커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관은 재무부의 대북제재 발표 직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국은 분명히 북한의 지배적인 무역 파트너이고 북한 대외무역의 90% 이상이 중국과 이뤄진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모든 대북제재를 이행하도록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재무부는 북한과 연계된 중국 선사에 2곳을 제재했고, 볼턴 보좌관은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트위터에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휘하 행정부 및 참모들의 대북제재 시도를 애써 차단하고 있는 일종의 '집안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익명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 내부 대북 기류가 단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 입장에선 이 같은 트럼프의 유화적 태도가 남아 있을 때 미국과의 협상을 재차 시도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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