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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식별장치 조작… 국적 다른 ‘쌍둥이 선박’ 이용… 교묘해지는 북한 환적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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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식별장치 조작… 국적 다른 ‘쌍둥이 선박’ 이용… 교묘해지는 북한 환적 수법

입력
2019.03.22 17:38
수정
2019.03.22 23:5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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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 대상 선적, 지난해의 3배로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고 22일 전했다. 사진은 북한의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 운송이 이뤄진 지역. 미국 재무부.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고 22일 전했다. 사진은 북한의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 운송이 이뤄진 지역. 미국 재무부.

미국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북한 해상 불법거래 주의보 갱신안’을 발표하면서 “오늘의 조치는 국제사회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기만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갱신을 통해 북한산 석탄 수출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49척을 새로 추가하는 등 총 95척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지난해 2월 첫 주의보(28척) 발령 때보다 제재 대상 선박을 3배 이상 확대한 건 갈수록 은밀해지고 있는 북한의 해상 불법거래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수법은 자동식별장치(AIS) 조작이다. 일례로 북한 선적 글로리호프 1호는 2017년 8월 북한 송림항에서 석탄을 싣고 출항하면서 AIS를 껐다. 같은 달 13일 중국 롄윈항에 접근할 때는 AIS를 킨 상태에서 입항은 하지 않고 항구 주변만 맴돌았다. 실제 석탄 선적은 북한에서 해놓고 중국에서 선적한 것으로 교묘하게 위장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월엔 북한 선박 안산1호가 선적불명의 소형 선박과 서로 측면을 대고 화물을 옮겨싣는 장면이 일본 외무성에 의해 공개됐다. 이 같은 불법 환적(화물 바꿔치기)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 인근의 공해상 곳곳에서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보고서는 북한 남포항을 불법 유류 수입의 허브라고 지목했다. 자국 선박이 불법 환적을 통해 가져온 유류를 ‘수중 송유관’(underwater pipeline)을 통해 남포항 정유시설로 옮기고 있는 듯한 모습이 위성촬영을 통해 포착됐기 때문이다.

‘육퉁호 수법’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육통호는 북한 선박임을 숨기기 위해 인도양 코모로제도 국적의 하이카호로 등록하는 수법을 썼다. 사실 육퉁호와 하이카호는 같은 제조업체에서 같은 연도에 건조된 ‘쌍둥이 선박’이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북한과의 불법적 무역을 숨기기 위해 기만술을 쓰는 해운사들은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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