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도 동시 세무조사 일환인 듯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중인 과세당국이 조사 대상을 전국 유흥업소 21곳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클럽 아레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업자 명의 위장 등 유흥업소에 만연한 탈세 혐의를 정밀 분석하겠다는 취지다.
국세청은 사업자 명의 위장, 신용카드 위장 가맹 등 고의적ㆍ지능적 탈세 혐의가 큰 유흥업소 21곳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날 진행한 버닝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도 이번 기획조사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에 오른 룸살롱, 클럽, 호스트바 등은 재산이 많지 않은 종업원을 ‘바지사장(명의사업자)’으로 내세워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체납ㆍ폐업을 반복하는 일명 ‘모자 바꿔쓰기’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3자 명의로 등록한 일반음식점, 모텔 등의 신용카드 단말기로 결제를 받아 수입을 분산하는 ‘위장가맹점’ 사례도 포착됐다. 유흥주점은 개별소비세 10%가 추가로 부과된다는 점과 연 소득 구간에 따라 소득세율이 높아진다는 점 등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다.
명의 위장은 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에 연루된 클럽 아레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세청은 지난해 진행한 클럽 아레나의 세무조사에서 당초 명의사업자 6명에 대해서만 고발했지만 이후 경찰의 추가 고발 요청, 명의사업자의 진술 번복, 추가 증거 제출 등을 거쳐 실사업자로 알려진 강모씨를 지난 20일 추가 고발했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유흥주점에서 일반음식점 명의로 개통한 카드단말기로 결제해 세금을 탈루한 유흥주점 업주 등을 적발하기도 했다.
승리가 사내이사를 지낸 클럽 버닝썬도 이번 동시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전날 버닝썬 운영사인 버닝썬엔터테인먼트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유흥업소 등 서민생활과 밀접하면서도 탈세 혐의가 큰 업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해 왔지만 대부분 명의 위장 사업자여서 실제 사업주에 대한 처벌과 세금 추징이 어려웠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 앞서 광범위한 현장정보 수집을 통해 세금 탈루 혐의가 큰 21개 업체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중 명의위장 혐의가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검찰과 협업을 통해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조세범칙조사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의적 포탈행위가 확인될 경우 검찰 고발조치 등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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