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포스트 하노이’ 돌파구 모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베이징(北京) 등의 소식통은 21일 김 부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해 이날까지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을 위한 동선 확정과 각종 의전을 담당하는 최측근 인사다. 이 때문에 김 부장의 모스크바행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양국 간 사전작업의 최종단계로 해석된다.
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 정세의 흐름은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빈손 종료된 뒤 비핵화 해법과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은 더욱 명확지고 있고, 비교적 활발했던 남북대화도 급격히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협상 등을 감안할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시기도 다소 유동적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의기투합함으로써 외교적 운신의 폭을 넓히려 할 만하다.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은 최근 잦아진 고위급 인사 교류에서도 확인된다.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지난 14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과 회담했고, 앞서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도 모스크바에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형준 주러시아 북한 대사의 최근 귀국도 러시아 측과의 협의 결과 보고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
북핵 협상 무드가 한창 조성되던 시작했던 지난해 5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평양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을 타진했지만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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