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임은수(16ㆍ신현고)가 20일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훈련을 하다가 종아리 부상을 안긴 머라이어 벨(22ㆍ미국)의 사과를 수용하기로 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1일 “국제빙상연맹(ISU)이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임은수와 벨의 충돌 관련 양국 선수단 관계자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며 “회의에서 미국 선수단 관계자는 벨이 임은수와의 충돌에 대해 고의성이 없었고, 훈련 음악이 시작됐기 때문에 진행하지 못했던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임은수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훈련 중 벨의 스케이트 날에 종아리를 찍혔다. 소속사 측이 “고의로 가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할 정도로 정황상 미심쩍은 사고였다. 소속사에 따르면, 임은수는 두 번째 순번으로 연습 연기를 마친 뒤 링크사이드에 가까이 붙어 스케이팅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다음 순번인 벨이 뒤쪽에서 다가와 스케이트 날로 임은수의 종아리를 찍었다는 것이다. 특히 벨은 사고 이후에도 임은수에게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은 채 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은수는 갑작스러운 부상에도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72.91점(기술 40.43, 예술 32.48)을 받아 5위에 올랐다. 기존 쇼트 부문 개인 최고점(69.78점)을 3점 이상 경신한 좋은 연기였다.
빙상연맹은 “부상 당시 현장에서는 연맹 의무트레이너를 통해 선수의 응급처치를 지원함과 동시에 연맹을 통해 해당 연맹에 공식항의 하겠다는 선수 측의 의사에 따라, 즉시 현장 파견 팀 리더를 통해 ISU 코디네이터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며 “벨 측의 사과는 곧바로 임은수 측에 전달했고, 임은수는 소속사를 통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연맹에 따르면 둘은 22일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마치고 만남을 갖기로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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