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지방정부 일자리정책 박람회 개막]
“바람은 생명을 자라게 하는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설명을 들으며 마이크에 대고 크게 바람을 불어넣자 빔프로젝터로 벽에 투사된 씨앗 영상이 발아해 탐스러운 꽃잎이 되어 날아갔다. 센서 기술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로, 청정에너지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전시다.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회 지방정부 일자리 정책 박람회의 신재생에너지특별관에서 만난 홍종후 우람종합건설 대표이사는 “세계은행(WB)에서는 풍력이나 태양광 에너지로 1기가와트(GW) 발전할 때마다 일자리 약 4만개가 창출된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면 양질의 일자리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주제인 헬스케어와 신재생에너지, 가상현실(VR) 콘텐츠가 눈길을 끌었다. 참가 업체들은 VR과 미디어아트,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4차 산업혁명이 창출할 일자리를 홍보했다.
헬스케어특별관을 차린 분당서울대병원은 관람객들이 VR 기기로 의료진의 수술 집도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수술실에 설치돼 있는 교육용 8K VR 카메라 덕분이다. 국내 최초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미 2013년부터 ‘스마트 병원’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에 이 시스템을 수출할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향후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에 약 70만㎡에 달하는 헬스케어 클러스터를 구축해 2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의료산업은 의료진이 직접 환자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집약산업으로 분류된다”며 “특히 청년 및 여성 취업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취업유발계수는 반도체가 3.2명, 자동차가 8.8명인 데 비해 의료서비스는 14.7명에 달했다. 2020년이면 전세계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G) 통신 시대에 접어들며 킬러 콘텐츠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VR 산업도 일자리 창출에 한 몫 하고 있다. 전시관 내 ‘미래 생생체험관’에 마련된 VR 놀이기구와 체험 코너에는 오후 내내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특히 현장에서 놀이기구로 큰 호응을 얻은 VR 스타트업 예쉬컴퍼니는 2016년 설립돼 3년여 만에 전국 160여곳에 VR 게임매장을 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예쉬컴퍼니 관계자는 “VR 콘텐츠의 경우 개발자와 그래픽 디자이너부터 기기마다 필요한 안전요원까지 수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빅토리아프로덕션에는 특히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빅토리아프로덕션 관계자는 “VR과 AR 기술을 책뿐만 아니라 벽지, 스티커, 매트리스에까지 적용해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양질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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