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심종두 대표 등 항소 기각
노사분규를 겪는 회사에 이른바 ‘노조 파괴’ 컨설팅을 제공해 1심에서 징역 1년2월이 선고된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의 항소가 기각됐다.
20일 서울남부지법 항소1부 이대연 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심 대표와 김주목 전무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이들은 2010~11년 노사분규를 겪던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유성기업과 발레오전장에 노조 와해 컨설팅을 제공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8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2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 대표 등이 제공한 노조 와해 컨설팅이 단순한 법률 자문이 아니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하는 행위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창조컨설팅이 사측에 제공한 컨설팅 문건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영향력 축소 및 제2노조 출범 등의 내용이 담겼고, 회사와 창조컨설팅 사이 약정서에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이 50% 감소할 때 1억원, 20% 감소할 때 1억원을 추가 성공보수로 받는 내용이 포함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인노무사로 노동관계법령의 목적을 이해하고 준수할 책무가 있는데도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를 방조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이 의심되는 행태를 보이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으며 자신들의 행위를 법률 자문으로 정당화하고 있다”며 1심 선고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에게 컨설팅을 받은 유성기업과 발레오전장 관계자들이 유죄를 받은 점도 항소 기각의 이유가 됐다. 유시영 유성기업 대표는 2017년 12월 노조 파괴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2월이 확정됐다. 강기봉 발레오전장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월이 선고돼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간암 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심 대표는 이날 환자복을 입고 간이침대에 누워 법정에 출석했다. 심 대표는 지난해 8월 1심 선고 뒤 법정구속됐지만 3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 27일 건강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풀려났다. 심 대표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김 전무는 지난해 12월 각각 보석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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