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천리마민방위 “北영내서 생긴 일” 주장… 스페인 北대사관 가능성
북한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망가뜨리는 영상물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21일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조국 땅에서’(In Our Homeland)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전날 게시된 34초 길이의 짧은 영상이다.
영상에는 모자이크로 용모가 가려진 한 남성이 사무실로 보이는 곳의 벽에 걸린 김일성ㆍ김정일 초상화를 떼어 바닥에 내던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초상화를 감싼 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이 사방에 튀고 액자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진다. 이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신격화를 타도한다. 조국을 위하여 우리는 일어난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 영상은 서두에서 영문 자막으로 영상 촬영 시점이 최근이라는 점을 암시하기도 했다. 북한 영내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게 이 단체 주장이다.
해당 영상이 촬영된 장소일 가능성이 큰 곳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이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2일 주(駐)스페인 북한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폰 등을 강탈해간 사건의 배후에 이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해외의 북한대사관은 북한의 통치권이 미치는 북한 영내다.
하지만 이 단체가 북한에서 초상화를 들여와 중국 등지에서 촬영하거나 북한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을 입수해 게시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17년 피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하는 이 단체는 1일부터 이름을 기존 ‘천리마민방위’에서 ‘자유조선’으로 바꾸고, 북한을 대표하는 임시정부 건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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