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최강 박정환 9단이 중국 1인자 커제 9단을 혈투 끝에 꺾고 월드바둑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박정환은 20일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커제와 6시간 30여분에 걸쳐287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1집 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박정환은 월드바둑 챔피언십에서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커제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8패로 한 발 더 앞서나갔다.
박정환은 초반 우상귀 흑을 죽이는 대신 우변에서 우하귀까지 거대한 집 모양을 형성했다. 박정환과 커제는 하변과 좌상귀로 옮겨 다니며 피 말리는 수 싸움을 벌였다. 종반으로 접어들어 우상귀에서 패싸움이 벌어졌으나 해소된 결과 박정환이 다소 불리한 형국이었다. 그러나 앞서던 커제가 하변 끝내기 과정에서 실수(백 250수)를 저지른 틈을 놓치지 않고 판세를 뒤집었다. 공배까지 다 메운 결과 박정환이 흑으로 1집 반을 남겼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박정환은 대국 후 "우승해 매우 기쁘다.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한 만큼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환은 우승 상금 2,000만엔(약 2억원)을 받았고, 준우승한 커제는 500만엔을 가져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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