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19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유엔 군축 회의장에서 입씨름을 벌였다.
일림 포블레티 미국 국무부 군축ㆍ검증ㆍ이행 담당 차관보는 기조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흔들림이 없다”며 “수 많은 유엔 안보리 결의가 요구하는 것처럼 북한이 추구하는 안전과 번영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북한과 군사 협력이나 무기 거래를 하는 나라를 겨냥해 북한과의 거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런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고 경고했다. 최근 공개된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20여개 국가들이 대북 제재 위반 여부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에 비핵화 선택을 압박하는 동시에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대북 제재 이행을 강력 단속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용철 북한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토의 발언자로 나서 "미국의 이상한 계산법과 강도 같은 태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상황을 위험하게 몰고 갈 것이다”며 반발했다. 주 참사관은 북한은 15개월 동안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는데도 미국은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비핵화 이전에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북미간 신뢰 구축을 위해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며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 해법을 되풀이 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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