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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인수전' 2강 구도... 악재 쌓인 카드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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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인수전' 2강 구도... 악재 쌓인 카드업계 촉각

입력
2019.03.21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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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인수합병(M&A) 경쟁의 마지막 단계인 본입찰(4월 중순)을 앞두고, 최근 악재에 둘러싸인 카드업계에선 누가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될지에 한층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M&A업계는 하나금융지주와 한화 ‘2강 구도’를 점치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넌지시 하나금융의 승리를 바라는 분위기다.

{저작권 한국일보}롯데카드 매각 진행 일지-박구원 기자/2019-03-20(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롯데카드 매각 진행 일지-박구원 기자/2019-03-20(한국일보)

 ◇하나카드 단숨에 업계 2위로?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에선 현재 하나금융지주,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IMM PE, 한앤컴퍼니 등 5개 경쟁자가 롯데카드를 두고 물밑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은 하나카드와의 합병을 통해 단숨에 업계 주요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카드를 눈독 들이고 있다. 카드업계는 ‘1강 3중 3약’ 구도가 굳어진 지 오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 점유율(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카드론) 1위는 신한카드(22.05%)이고 2위는 삼성카드(19.02%)가 뒤를 잇고 있다. 롯데카드는 11.28%로 5위, 하나카드는 8.16%로 7위다. 둘의 시장점유율을 단순하게 합치면 시장점유율만 19.44%로 단숨에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단순 계산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보고 있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 고객층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금융지주 계열사답게 50대 중년 남성이 주요 고객층이다. 은행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카드 고객으로 흘러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반면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등 유통계열사를 바탕으로 고객을 늘려와, 여성 고객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은 고객층이 크게 겹치지 않아 합병 후 시장점유율 상승 효과는 물론,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롯데카드는 유통계열사 고객을 끌어올 수 있어 안정적인 고객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지주는 유통계열사와의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롯데카드 지분을 모두 팔지 않고 소수 지분은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간금융지주 노리는 한화, 카드사까지? 

하나금융의 유력한 경쟁자는 한화그룹이다. 한화그룹은 생명,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신규 사업권을 따내기 어려운 여신사업만 없는 상황에서 마침 롯데카드가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 머물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를 나눠 지배구조를 짤 수 있는 ‘중간금융지주’ 제도가 포함돼 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고 롯데카드까지 인수하게 되면 한화그룹은 명실상부한 ‘중간 금융지주 체제’를 세울 수 있다.

실제 최근 한화그룹은 비금융계열사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하고,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해당 작업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전 참여도 김 상무의 의지가 상당히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은 사업 측면에서 융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바로 ‘베트남 사업’이다.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서 신용카드사업 등 자격을 따내, 현재 베트남 선불카드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차원에서 베트남을 해외사업 1순위 국가로 꼽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베트남을 한화그룹의 핵심 글로벌 전진기지로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롯데카드 기존 고객층과 갤러리아백화점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카드업계 “경쟁 격화 원치 않아” 

카드업계는 롯데카드의 향방이 앞으로 업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카드업계에선 내심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카드업계에서 그간 영업해 온 회사끼리 합병하면 업계 순위에는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기존 고객을 빼내기 위한 경쟁이 새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한화그룹처럼 새로 카드업에 발을 들이는 곳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점유하려 할 것”이라며 “카드업계 파이 크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 기존 고객 지켜내기도 벅찬데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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