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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새 헌법재판관에 문형배ㆍ이미선 판사 지명

입력
2019.03.20 15:15
수정
2019.03.20 20: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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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문형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왼쪽)와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문형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왼쪽)와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문형배(54)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49)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다음 달 19일 퇴임하는 조용호ㆍ서기석 재판관의 후임이다. 두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결과 보고서가 채택되면 별도의 국회 동의 절차 없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임기는 6년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청년 세대, 사회적 약자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기본권 보장과 헌법적 정의를 실현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 헌법재판관 지명 소식을 전했다.

문 후보자는 경남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18기로 부산지법ㆍ부산고법 판사를 거쳐 창원지법ㆍ부산지법ㆍ부산고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27년 법관 재임 기간 대부분을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재판 업무만을 담당한 정통 지역법관이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자는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재판을 하며 사법 독립과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 온 법관으로,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재판관의 임무를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가 평소 ‘힘없고 억울한 사람이 기댈 수 있는 곳이 법원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금권선거사범이나 뇌물 등 부정부패사범에 대해서는 엄벌하고, 노동사건ㆍ아동학대ㆍ가정폭력 사건 등에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해왔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수원 26기로 서울지법ㆍ청주지법ㆍ수원지법ㆍ대전고법 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유아 성폭력범에 대해 술로 인한 충동적 범행이고 피해자 부모와 합의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형을 감경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실형 판결을 선고하여, 2009년 2월 ‘여성 인권 보장 디딤돌상’을 받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뛰어난 실력과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높은 신망을 받는 법조경력 22년의 40대 여성 법관”이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부터 꾸준히 노동법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며 노동자의 법적 보호 강화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후보자 지명에는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의미도 담겼다. 김 대변인은 “성별, 연령, 지역 등을 두루 고려했다”며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는 경우 최초로 3명의 여성 헌법재판관이 재직하게 되어, 헌법기관의 여성 비율이 30%를 초과하는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용호ㆍ서기석 헌법재판관 퇴임 한 달 전에 신임 헌법재판관이 지명됨에 따라 후임 인선 지연으로 인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덜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이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은 2017년 10월 유남석 현 헌법재판소장 이후 두 번째다. 이후 문 대통령은 작년 8월 유 재판관을 헌재 소장으로 지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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