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이사국 협조 당부한 비건, 英 방문해 北 비핵화 논의
미국이 핵 미사일 실험 재개를 두고 북한과 신경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 이행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제재냐 밝은 미래냐’는 양자 택일을 압박해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이끌겠다는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미국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9일 영국을 방문해 영국, 프랑스, 독일의 카운터파트를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다고 국무부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조율된 노력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앞서 14일 뉴욕을 방문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을 대상으로 대북 제재 이행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북한과의 외교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북한이 다른 길로 빠지지 않도록 제재 이행 단속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다.
북한에 강경한 미 의회의 압박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ㆍ태평양소위의 코리 가드너(공화) 위원장과 에드 마키(민주) 간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북 제재의 엄격한 집행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전했다. 이들 의원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5일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석유 제품과 석탄의 불법 환적 등을 통해 안보리 제재를 계속 위반한다고 지적한 것을 인용하면서 미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아울러 미 행정부가 관련법에 따라 대북 전략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캔자스주 오벌랜드파크에서 가진 글로벌 기업가 정신 정상회의 기조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가장 유망한 외교 활동은 물론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동시에 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합이 (한반도를) 동아시아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에게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경제적 제재가 있다.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망한 외교적 관여’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지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비핵화시 밝은 미래’와 ‘강력한 제재’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북한의 선택을 거듭 압박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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