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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모금 첫날 샌더스 제쳤다… 오루어크 ‘제2 오바마’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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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모금 첫날 샌더스 제쳤다… 오루어크 ‘제2 오바마’ 기대주

입력
2019.03.19 17:24
수정
2019.03.19 19: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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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출마 선언 하루 만에 70억원… 민주당 경선 지각변동 예고

‘젊은 통합자’ 경선엔 불리할 수도… ‘40대 돌풍’ 트럼프 위협할지 주목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베토 오루어크 전 연방 하원 의원이 18일 클리브랜드를 방문해 연설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베토 오루어크 전 연방 하원 의원이 18일 클리브랜드를 방문해 연설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민주당의 신성 베토 오루어크(46) 전 연방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초반 돌풍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선 레이스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 도전 선언 후 하루 후원금 모금액이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를 앞질러, 지난해 중간선거 이후 불었던 그의 인기가 반짝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40대 돌풍이 재연된다면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도 예상외의 고비를 맞을 수 있다.

오루어크는 지난 14일 대선 도전을 선언 후 하루 만에 온라인을 통해 613만6,736달러(70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캠프 측이 18일 밝혔다. 이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150만달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20만달러) 등 다른 유력 주자들을 압도한 규모며 지난 대선 출마를 계기로 상당한 풀뿌리 조직망을 갖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하루 모금액(592만달러) 보다도 많은 것이다. 이는 2007년 대선 도전 당시 오바마 의원의 1분기 후원금 모금액의 25%를 하루 만에 모은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긴 하지만, 세대 교체에 대한 민주당 내 열망이 상당한 수위임을 확인시킨 셈이다. 특히 조직세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체나 이익단체의 거액 기부를 받지 않고 풀뿌리 모금으로 거둔 후원금이어서 자발적 지지층의 확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입을 벌어지게 하는 베토의 바람이 비판자들을 잠재웠다”고 전했다.

연방하원 3선 경력의 오루어크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당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거물 테드 크루즈 현역 의원과 접전을 벌이면서 전국적 정치 스타로 떠올랐다. 크루즈 의원에게 결국 2.64%포인트 차이로 석패하긴 했으나 당시 텍사스 출신의 세계적 팝스타인 비욘세와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 등의 지지를 받고 막대한 후원금을 모으는 등 숱한 화제를 모았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펑크락 밴드 멤버로도 활동한 인문학도 출신답게 그의 정치적 매력으로 꼽히는 것은 자유 분방하고 솔직한 면모와 통합을 지향하는 사고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자신의 생각과 활동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선거 운동으로 지역민들의 민심을 얻었다. 2012년 첫 하원 의원에 도전 했을 때는 ‘뚜벅이’ 유세를 벌이면서 1만6,000번의 가정 방문을 이뤘을 정도로 바닥에서부터 지지를 다졌다.

아울러 네거티브 캠페인을 지양하면서 정치적 정체성을 ‘젊은 통합자’ (Youthful Uniter)로 내세우는 대목은 극심한 당파적 갈등에 지친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특별한 게 있다면, 불가능할 것 같은 어떤 것을 하기 위해 사람들을 함께 모으고 사람들의 말을 듣는 능력이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함께 일할 수 있고 강경한 우파 유권자들의 말도 귀담아 듣고 배우겠다는 태도다.

다만 이 같은 성향이 대선 본선에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민주당 경선 관문에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원들의 성향이 갈수록 좌측으로 기울고 있어 경선 통과를 위해선 진보적 선명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트레이드마크라고 할만 한 특유의 진보적 어젠다가 없고 ‘백인 남성’이라는 점도 민주당 경선에선 오히려 감점 요소다. 게다가 40대에 대통령에 당선된 케네디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원 의원을,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지사를 거쳤던 것과 달리 하원 의원 경력 밖에 없는 것도 약점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이 각각 78세와 77세 고령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73세여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염증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커진다면 오루어크가 ‘제2의 오바마’로 급부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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