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인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올라(Ola)’에 3억 달러(약 3,384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인도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차량 생산과 판매 관리 서비스까지 현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ㆍ기아차는 19일 ‘올라’와 전략적 사업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3억 달러(현대차 2억4,000만 달러, 기아차 6,000만 달러)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남아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에 투자하기로 한 2억7,500만 달러를 뛰어넘는, 현대차그룹의 역대 최대 규모 외부 기업 투자 금액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인도의 공유경제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는 하루 평균 카헤일링(차량 호출 서비스) 호출 건수가 2015년 100만 건에서 지난해 350만 건으로 급증할 만큼 차량 공유경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라’는 카헤일링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업체로 꼽힌다. 전 세계 125개 도시에서 130만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누적 서비스 건수가 10억건이 넘는다. 최근에는 카헤일링 서비스 외에 음식 배달, 공유 키친, 전자 금융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텐센트 등 세계 유수 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라에 투자한 업체 중 자동차 기업으로는 현대ㆍ기아차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결정에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인도는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올라’와 협력을 통해 (현대ㆍ기아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업체로 전환하는데 한층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또 올라 소속 운전자들에게 할부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차량 구매를 돕거나 차량을 대여해 주는 ‘플릿 솔루션 개발’ 사업과 현대ㆍ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을 활용해 인도에 특화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올라의 성장 가능성과 협력 중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해 내린 결정으로 앞으로 (차량)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55만대를 판매하며 업계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인도 현지 공장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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