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고장 문화] “제2의 정동진ㆍ통닭거리를 꿈꾸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고장 문화] “제2의 정동진ㆍ통닭거리를 꿈꾸며”

입력
2019.03.20 15:00
수정
2019.03.20 16:20
0 0

강원 지자체 드라마ㆍ영화 지원 ‘러시’

이미지 제고ㆍ관광객 증가 효과 기대

단순 유치에 그치면 효과 반감 지적도

최문순(오른쪽) 강원지사가 지난 1월 장사리 상륙작전을 다룬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춘천 조은담배 세트장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원도 제공
최문순(오른쪽) 강원지사가 지난 1월 장사리 상륙작전을 다룬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춘천 조은담배 세트장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원도 제공

강릉 정동진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모래시계다. 정확하게 동쪽에 위치해 있다고 해 이름 붙여진 정동진의 위상은 1995년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 전과 후로 극명히 나뉜다.

정동진은 드라마에서 철길을 홀로 걷던 혜린(고현정 분)이 간이역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24년 전 이 드라마가 ‘귀가시계’로 불리는 등 시청률 60%가 넘는 대히트를 치자 고즈넉한 해송과 푸른 바다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곧이어 정동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낭만 여행지이자, 최고의 해돋이 명소가 됐다. 드라마의 후광을 입어 국민관광지가 된 대표 사례다.

한국영화 사상 역대 두 번째 흥행을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 덕분에 최근 수원시 팔달구 통닭거리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앞서 2016년 히트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촬영한 뒤 유명세를 탄 태백 한보탄광 세트장과 주문진 해변도 지역경제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이들 드라마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좋아지는 등 보이지 않는 효과도 상당하다”는 게 해당 자치단체의 판단이다.

이런 효과를 기대하며 올 들어서도 제작사에 ‘러브 콜’을 보내는 도시가 적지 않다.

방송사 사장 출신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드라마에 관심이 많다. ‘주몽’과 ‘내 이름은 김삼순’ 등 MBC 시절 여러 드라마를 성공시킨 경험을 살려 지역 홍보에 나서고 있다.

최 지사는 최근에도 3ㆍ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제작 지원협약에 사인했다. 이 협약에는 강릉시와 홍천ㆍ평창군도 함께 했다. “강릉 아들바위와 평창 육백마지기, 월정사 등 명소들이 아름답게 담겨 전세계에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기대감이 크다.

강릉 정동진 일대는 드라마 후광을 입고 국민관광지로 발돋움한 대표적인 사례다. 강릉시 제공
강릉 정동진 일대는 드라마 후광을 입고 국민관광지로 발돋움한 대표적인 사례다. 강릉시 제공

춘천시는 민선 7기 들어 ‘영화 특별시’를 선언했다. 춘천이란 도시를 영화와 미디어에 자주 노출시켜 이미지를 제고하고, 대규모 제작진이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경제효과 등을 기대한 정책이다. 영화를 관광, 일자리와 결합한 산업으로 보는 접근법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제작사와 춘천시의 협약이 이어지는 등 일단 순항 중이다.

올해 초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앞서 이뤄진 삼척 장사 상륙작전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후평동 옛 조은담배 부지에 세트장을 마련, 촬영에 들어갔다.

춘천시는 또 ‘신과 함께’ 시리즈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과도 파트너 십을 구축했다. 차기작인 ‘백두산’이 제작 시 캠프페이지 내 오픈 세트장 부지와 옛 조은담배 건물을 촬영장으로 제공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획단계부터 일자리 확대와 관광상품 개발 등을 염두에 두고 제작사를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 지자체들이 큰 기대 속에 무턱대고 설치했으나 대부분 처치 곤란이 된 영화, 드라마 세트장 등을 반면교사의 사례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방송, 유튜브 채널의 가세로 시청률 5%를 넘기지 못한 드라마가 수두룩하다는 점도 참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영상산업 전문가는 “흥행작이라도 여운이 예전만큼 길지 않고 빨리 잊혀지는 게 최근 다매체 시대의 특징”이라며 “지역 입장에서도 이런 특성을 감안한 마케팅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