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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아들 행적ㆍ사라진 5억… ‘이희진 부모피살’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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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아들 행적ㆍ사라진 5억… ‘이희진 부모피살’ 미스터리

입력
2019.03.19 13:43
수정
2019.03.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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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해 용의자 김모(34)씨가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해 용의자 김모(34)씨가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가 살해된 가운데 사건의 범행 동기와 과정 등에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범행 당시 집에 있던 현금 5억원의 행방, 왜 시신은 하나만 옮겼을까 등 미스터리 한 내용들뿐이다. 더욱이 채무 2,000만원 때문에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보기 힘든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19일 오전 유력한 용의자 김모(34)씨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20일 오전으로 예상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 되면 경찰의 수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도주한 공범인 중국 동포 3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 후 국제사법공조수사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김씨의 진술과 경찰의 설명을 토대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짚어 봤다.

◇범행 개요

김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이씨의 부모가 사는 경기 안양시 한 아파트에 침입, 아버지 A(62)씨와 어머니 B(58)씨를 살해한 혐의로 이달 17일 오후 경찰에 붙잡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는 두부 손상과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B씨는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소견이 나왔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당시 중국 동포 C(33)씨 등 3명을 고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외국인 3명이 자리를 떠나자 같은 날 오후 10시쯤 또 다른 두 명을 불러 시신을 처리했다. A씨의 시신은 냉장고에, B씨는 장롱에 각각 유기했다.

김씨는 이어 집안에 있던 현금 5억원을 가방에 담아 26일 오전 10시 14분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그는 경찰에서 “A씨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는데 안 갚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불법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원금보장을 해준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씨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불법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원금보장을 해준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씨 모습. 연합뉴스

◇시신은 왜 한 구만 옮겼나

경찰도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김씨는 여전히 조사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당일 A씨를 냉장고에, B씨를 장롱에 각각 유기했다. 이어 다음날인 26일 오전 이삿짐센터 사다리를 불러 A씨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냈다. 냉장고는 자신이 임대한 경기 평택시의 한 창고로 옮겼다.

범인들이 시신을 유기하는 이유는 통상 완전범죄 또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 도주하기 쉽도록 하기위함인데 B씨를 장롱에 유기한 것은 경찰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김씨는 실종 신고 다음날인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내에서 붙잡혔다. 집안에서 B씨의 시신을 찾은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확인, 김씨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B씨의 시신마저 평택 창고로 옮겼다면 사건은 장기화 될 수 있었을 것이라 게 경찰의 설명이다.

◇현금 5억원, 어디로 갔나

범행 당시 집안에는 5억 원의 현금이 있었고, 피의자 김씨가 이를 가지고 나갔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의 휴대폰 내역 확인결과 A씨 등과 통화한 기록이 전무했다. 5억 원이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갔을까. 경찰도 아직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이 5억 원은 둘째 아들인 C씨가 자신이 타고 다니던 슈퍼카를 판 돈 중 일부를 아버지에게 드린 것이라 했다. 5억원이 사라졌다는 것도 C씨의 진술에 기인한다.

김씨도 경찰에서 “현금이 들어 있는 가방이 있어 들고 나갔다”고 진술은 했다. 다만 금액이 얼마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돈의 행방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돈의 행적을 쫓고 있지만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범인들은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았나

A씨의 집은 복도식이 아닌 계단식 아파트 3층에 위치해 있다. 2~3층은 엘리베이터 문 조차 없는 구조로 돼 있다. 3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CCTV도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입구과 계단을 향하고 있다.

김씨와 중국 동포 3명 등 남성 4명이 오후 3시 51분쯤 아파트로 진입하는 것이 CCTV에 찍혔다. 15분 정도 되인 오후 4시 5분에 A씨 부부가 들어왔다.

김씨 등이 집안에 미리 들어가 있었는지, 복도에서 기다리다 이들 부부가 오자 위협해 함께 들어갔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도 “3층 계단 등에는 CCTV가 없어 이들이 번호키를 눌러 미리 들어갔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만 할 뿐이다.

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19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두 시신을 따로 분리해 유기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문시 되는 것”이라며 “2,000만원을 받기 위해 그 보다 더 많은 돈이 드는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한 것도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인이 도주하지 않고 남은 것은 또 다른 무언가를 할 일이 남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5억이 집안 있었을 거라는 개연성을 설명을 못 하고 있는 만큼 동생도 수산선상에서 조사를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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