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보이콧 이후 처음 만난 경사노위-계층별 대표 면담, 직접 들어보니

알림

보이콧 이후 처음 만난 경사노위-계층별 대표 면담, 직접 들어보니

입력
2019.03.18 20:22
수정
2019.03.18 20:33
8면
0 0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 본회의에 불참한 계층별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문 위원장, 김병철 청년유니언대표, 나지현 여성노조위원장, 이남신 비정규센터소장. 홍인기 기자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 본회의에 불참한 계층별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문 위원장, 김병철 청년유니언대표, 나지현 여성노조위원장, 이남신 비정규센터소장. 홍인기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에 불참 중인 청년ㆍ여성ㆍ비정규직 계층별 대표 3인이 문성현 경사노위원장과 보이콧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났다. 양자는 의견차를 일부 좁혔지만 핵심적인 쟁점에 있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계층별 대표가 본위원회 참석을 확약한 것은 아니지만 이날 만남으로 계층별 대표의 본위원회 참석을 위한 명분은 다소간 쌓인 것으로 보인다.

경사노위 근로자 위원인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조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위원장실에서 문 위원장과 만나 본위원회 불참 이유와 요구 조건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본보 등 몇몇 언론사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우선 계층별 대표는 두 번 연속 본위원회에 참여 하기로 했다가 개회 직전 불참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계층별 대표들은 지난 7일과 11일 잇달아 열린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잇달아 불참한 바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안건이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타격이 클 수 있고, 계층별 대표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남신 비정규직 대표는 “이유를 불문하고 약속을 어긴 것은 잘못했고, (불참 사실을 개회) 직전에 통보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했고, 나지현 여성 대표 역시 “자꾸 실망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병철 대표는 “(경사노위에서 들러리를 세우려고 한 것은 사실이므로) 일방적으로 죄송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두 번의 불참을 후회하지 않으며 앞으로 사회적 대화를 지혜롭게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경사노위 간담회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 본회의에 불참한 계층별 대표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나지현 여성노조위원장, 문 위원장, 김병철 청년유니언대표, 이남신 비정규센터소장. 홍인기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경사노위 간담회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 본회의에 불참한 계층별 대표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나지현 여성노조위원장, 문 위원장, 김병철 청년유니언대표, 이남신 비정규센터소장. 홍인기 기자

유감 표명 이후 계층별 대표들은 경사노위가 법에 명시된 근로자 위원인 자신들을 배제한 채 특히 소외 계층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탄력근로 확대를 합의한 사실을 질타했다. 이남신 대표는 “현장 얘기를 들어보면 탄력근로제 확대는 노동자를 골병 들게 할 수 있고, 수당을 덜 주기 위한 수단으로 오남용이 될 여지가 상당히 많다”면서 “의제별 위원회 논의에 참관도 못하게 하고, 그렇다면 본위원회에서 수정ㆍ보완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에 ‘(경사노위 관계자가) 합의안은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고 했는데, 그럴 거면 왜 계층별 대표를 참가시켜서 본위원회 의결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나지현 대표는 박태주 상임위원이 지난 7일 “전국 차원의 노사단체(양대노총과 경총)가 중심이고, 여성ㆍ청년ㆍ비정규직은 보조축”이라고 언급한 것을 가리켜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문성현 위원장은 보조축 발언에 대해 “상임위원 발언 이후 곧바로 마이크를 전해 받아, ‘다른 나라 사례가 그렇다는 것이고 우리 상황은 아니다’고 시정을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계층별 대표의 참관 요구가 거부된 상황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그런 얘기를 나에게 직접 해달라”면서” “저는 본위원회만 책임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소통에도 책임 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문 위원장은 근로자 또는 사용자 위원의 절반 이상이 참석하지 않으면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회의든 부문별 의결 정족수가 있는 곳은 없다”면서 “(절반 이상 참석 규정은) 이번에 우리가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결 정족수를 완화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조직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본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내용을 수정ㆍ보완 해야 한다는 계층별 대표 요청에 문 위원장은 △취약한 근로자 대표 제도 개선 △현장의 오남용 방지 방안 마련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위원장이 의제별 위원회의 합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날 만남으로 계층별 대표들의 본위원회 참여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회의 직후 본위원회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남신 대표는 “오늘은 의견을 나누러 온 자리이고 본위원회 참석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층별 대표들의 참여 명분을 마련하는 것이 경사노위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계층별 대표들은 탄력근로제 확대가 상징성이 큰 ‘경사노위 1호 합의 안건’이 되는 점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고, 문성현 위원장은 “안건 순서를 바꿔 1호 안건이 안 되게 할 수 있다”고 화답했는데, 이런 미세조정 등이 향후 계층별 대표들의 본위원회 참석 여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