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억원에 약식기소됐다. 삼우종합건축사무소(이하 삼우) 등 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해 신고한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18일 이 회장을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법정최고형인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4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사실상 계열사인 삼우와 그 자회사인 서영엔지니어링에 대한 자료를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1976년 설립된 삼우는 삼성그룹 건설공사의 설계ㆍ감리를 도맡아왔다. 옛 삼성생명 본관(중구 태평로 2가)을 비롯해 삼성타워(서초구 서초동), 삼성서울병원(강남구 일원동), 삼성 리움미술관(용산구 한남동), 타워팰리스(강남구 도곡동) 등이 모두 삼우의 작품이다.
이 때문에 삼우는 삼성의 위장계열사란 의혹이 제기됐다. 2016년 10월 경제개혁연대는 삼우 내부자의 녹음파일을 증거로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이 의혹은 수면 위로 올랐다. 조사를 진행한 공정위는 “삼성 측 결정에 따라 지분의 명의자가 됐고, 지분 매입자금도 삼성에서 지원을 받았다”는 삼우 대주주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 회사가 사실상 삼성의 계열사였다고 결론내리고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 회장을 고발했다.
검찰은 4개월 간 수사를 진행한 끝에 삼성물산이 삼우와 서영의 조직변경, 인사교류, 주요사업 의사결정 등에 있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사실상 사업을 지배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 회장 측과 삼성물산은 공정위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 수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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