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식이 필요 없다’ 발언 문제 삼자
“비례대표 공천 한국당 제일 많아”
노골적인 공작정치 중단 요구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8일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초안을 ‘좌파 장기집권 플랜’이라고 규정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노골적인 공작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혁안 저지를 위해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 내 개혁안을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과 힘을 합치겠다고 하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심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전날 합의안 브리핑 도중 일부 표현을 문제 삼은 데 대해 “나 원내대표가 제가 어제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국민들은 몰라도 된다’고 했다고 말꼬투리를 잡았다”며 “제1야당 대표가 정치개혁이란 큰 호박을 굴리려고 해야지 말꼬리나 잡는 좁쌀정치를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전날 비례대표 의석을 권역별로 배분하는 산술 방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산식은 전문가들이 손을 봐야 한다. 국민들은 산식이 필요 없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기자들이 의석 수를 어떻게 나누는 거냐고 물었는데, (심 위원장이) 국민은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심 위원장이 왜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았는지 이유를 알겠다”고 비난했다.
심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을 전해 듣고 발끈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요즘 아주 독한 말씀을 많이 하신다. 어제 바른미래당ㆍ평화당 호남의원들과 선거법을 저지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의원님들을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말씀을 좀 가려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그 동안 한국당이나 나 원내대표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 왔다.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더라도, 한국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한 만큼 공격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당이 ‘비례대표 폐지’를 주장하며 협상 가능성을 차단하자 공세적으로 돌아섰다.
그는 여야 4당 선거제 개혁안을 문제 삼는 한국당의 주장도 반박했다. 한국당은 ‘선거연령 만 18세 하향’에 대한 보완책으로 학제 개편이 필요하고, 비례대표 공천 제도 개혁에 대해선 ‘공천 줄 세우기’로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 의원은 이에 대해 “(선거연령 하향은) 이미 정개특위 제1소위에서 첫 번째 안건으로 다뤘고 공감대를 이룬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비례대표 공천제도에 대해선 “공천제도 문제가 제일 많은 정당이 한국당”이라고 꼬집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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