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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까지 번지는 ‘고래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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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까지 번지는 ‘고래의 비명’

입력
2019.03.18 15:11
수정
2019.03.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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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불법 포획 잇따라… 해경 “강력 단속”

지난달 17일 오후 전남 여수시 삼산면 광도 남동쪽 11㎞ 해상에서 약 10미터 길이 긴 수염과 고래 1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해양경찰관이 고래 포획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지난달 17일 오후 전남 여수시 삼산면 광도 남동쪽 11㎞ 해상에서 약 10미터 길이 긴 수염과 고래 1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해양경찰관이 고래 포획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이달 9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62.9㎞ 해상에서 해양경찰 단속에 적발된 어선 A호에선 해체된 고래 약 100㎏이 발견됐다. 해경은 고래를 불법 포획한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A호 선장과 선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전북 부안군 왕등도 서쪽 55.5㎞ 해상에서 어선 B호 선장과 선원등 5명이 불법으로 잡은 고래 200㎏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이들은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최근 서해에서 밍크고래 등 고래 불법 포획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해경은 강력 단속을 예고했다.

18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국내에선 1986년부터 상업적 목적으로 고래를 잡는 행위가 금지됐다. 다만 조업 중 그물에 우연히 걸리는 등의 혼획이나 좌초ㆍ표류한 고래 경우 예외적으로 유통을 허용했다.

그러나 고래 불법 포획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우리 해역에서 불법 포획된 고래는 53마리에 이른다. 밍크고래가 26마리, 상괭이 23마리, 기타 4마리 등이었다. 혼획된 고래도 같은 기간 7,904마리에 달했다.

해경 관계자는 “그 동안 고래 불법 포획선이 경북 포항과 울산 등 동해에서 활동을 했으나 최근 들어 고래 이동 경로를 따라 움직이면서 서해에서도 고래 불법 포획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고래 불법 포획 사범들은 선장과 작살잡이(포수), 고래 해체 작업자 등 5~7명으로 팀을 구성해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불법으로 잡은 고래를 해상에서 해체한 뒤 어창에 숨겨 몰래 선적지항, 포구 등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동해와 서해에서 고래가 서식하는 기간을 감안해 이달 18일부터 5월 말까지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육ㆍ해ㆍ공에서 단속을 펼칠 계획이다. 우리 해역에서 가장 많이 포획되는 밍크고래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서해와 동해에서 서식하다가 여름철에 오호츠크해로 북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과거 고래를 불법으로 잡다가 적발된 선박 명단을 전국에 배포해 출ㆍ항 시에 검문과 검색을 강화하고 고래를 사들여 유통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고래 불법 포획은 수산업법과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각각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해경 관계자는 “국제포경위원회(IWC) 가입국인 우리나라에선 고래 불법 포획, 작살 등 금지 어구 제작ㆍ적재와 유통ㆍ판매까지 금지돼 있다”며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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