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빙판길도 없고 눈도 오지 않아 멀쩡한 고속도로에 제설제인 염화칼슘을 대량 살포해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라지만 일각에선 과잉살포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등에 따르면 진안지사는 지난 15일 오전 9시40분쯤 임실군 순천완주고속도로 슬치터널 인근에 염화칼슘을 살포했다. 하지만 해당 구간은 비가 찔금 내렸을 뿐 눈은 오지 않는 상태에서 염화칼슘만 도로에 휘날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시 이 지역 기온은 영상 3.5~4도에서 점차 상승했고, 강수량은 0.5㎜에서 이후 시간대에는 그친 상황이었다.
운전자들은 이곳을 지날 때마다 도로 바닥에 뿌려진 희뿌연 가루가 심하게 일어 운행에 불편을 호소했다. 차량 부식을 우려하는 불만도 잇따랐다. 운전자 김모(54)씨는 “영상 날씨에서 온도가 오르는 상황인데 제설제를 뿌려 황당했다”며 “과잉살포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강설량, 기온, 도로구간에 따른 제설제 살포량 기준에 따르면 터널, 교량 등 취약구간의 경우 기온 0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도로 노면에 적설이 안 될 시는 제설작업과 제설제 살포는 불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취약구간의 경우 강수가 있을 시 대기온도 4도 이하이거나 온도가 하강할 것으로 예상되면 제설제를 뿌리도록 국토부보다 강화된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며 “사고 예방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진행한 것으로 과잉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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