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은 삭발, 구청장 비서실장은 단식까지…
허태정 대전시장의 민선 7기 공약인 프로야구경기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신축과 관련, 구장을 유치하기 위한 자치구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김용원 동구청 비서실장이 전날 오후 2시부터 대전역 서광장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주위의 만류로 오후 6시 중단했다. 김 비서실장은 황인호 구청장을 대신해 동구청의 야구장 유치를 진두지휘해 왔다. 동구청은 대전역과 인접한 선상야구장 건설을 내세웠다.
김 비서실장은 단식에 들어가며 밝힌 입장문을 통해 “동구청은 지난 7~8개월 동안 낙후된 원도심 개발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시가 제시한 과업지시서에 따라 자료를 준비하고 유치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그러나 시가 지난달 발표한 부지선정기준은 객관적이지 못한 것으로, 시장의 입맛에 맞게 정무적, 정치적으로 결정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을 위한 최상의 입지선정이 아니라 정무적으로 주고 받는듯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모습을 과업을 주도해온 사람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며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단식이라는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전 중구의회 의원들은 지난 7일 시의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허 시장이 후보시절 공약을 이행하면 될 일”이라며 현 한밭 야구장이 있는 곳에 신축하라고 촉구했다. 구의원들은 또 허 시장에게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을 곳곳에 내걸었다.
동, 중구의 과열 분위기에 신대동 야구장 유치를 강력히 주장하던 대덕구와 2곳의 후보지가 포함된 유성구는 최근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야구장과 관련해 심기가 불편한 허 시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전시는 계획대로 용역을 진행해 이달 중으로 야구장 후보지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치적인 행위와 무관하게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안으로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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