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50여 사회적기업이 결성… 공공기관 등 대상 판로확대 지원
이윤추구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나 사회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사회적기업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구원투수가 나섰다. 이들 사회적기업이 관공서 등에 품질 좋은 제품을 납품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이 주인공이다. 개별 사회적기업 단독으로 하기 어려운 공공시장 납품을 대행해 주고 있다.
무한상사가 출범한 것은 2017년 9월. 대구지역 사회적기업 50여개사가 모여 설립했다. 지역 사회적경제 종합유통채널을 표방하고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무한상사의 활약은 눈부셨다. 출범 1개월여 만에 3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설립 1년 동안 계약 161건, 총매출 12억 2,000만원을 달성했다. 사회적경제기업과의 탄탄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공구매우선제도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의 필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덕분이다. 고용창출과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임영락(40) 무한상사 사무국장은 “공공기관은 사회적기업을 잘 모르고, 사회적 기업은 공공시장을 몰라 거래를 트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공신력과 대표성을 갖춘 조직을 만들게 됐다”며 “컨설팅, 공공시장 마케팅 역량강화, 사회적경제 설명회 등 사회적경제기업과 공공기관 양 측의 필요를 먼저 파악 후 연결한 덕에 성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한상사는 설립 1년 반만인 이달 7일 정식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지역 내 예비 사회적기업과 인증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기업과 공공기관을 연계해 사회적기업 제품 및 서비스 판로개척과 공공기관의 법정의무 구매 해결을 돕고 있다.
전산ㆍ사무 제조 교육체험 문화예술 등 52개 사회적경제기업과 한국가스공사 대구도시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중소기업청 등 50여개의 공공기관이 무한상사를 이용하고 있다. 임 국장은 “그 동안 수십 개의 기업과 공공기관을 찾아 무한상사가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며,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 및 구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미래를 위해 당장의 제품 판매와 확장이 아닌 신뢰를 바탕으로 판로 구축에 힘쓴 덕에 단단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온라인 쇼핑몰도 개설했다. 기관의 요구에 맞춰 상품 유형을 분류했다. 설, 추석, 창립기념일 등 특정한 날에 수요가 높은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춰 사이트를 구성하고 운영했다. 그 동안 매출은 2억 8,000만원. 나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특정일 뿐 아니라, 매달 판매가 가능할 수 있도록 판로와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품별로 판매 차이를 보이는 사회적경제기업 간 균형 발전 방법 모색 등의 숙제도 풀어나갈 생각이다.
“좋은 제품 확보와 공공기관 성격 파악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일이 많아 힘들 때도 많지만 무한상사 덕에 새로운 기회를 얻어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을 얻었다는 업체 이야기를 들었을 때면 뿌듯하다”는 임 사무국장은 “사업영역 다각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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