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블로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라스카도르가 인피니티의 중량급 SUV, 인피니티 QX60의 시승에 나섰다.
시승을 하는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처음에는 ‘데뷔한지 제법 된 차량인데..’라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시승을 하며 점점 인피니티 QX60에 대한 매력에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V6 엔진의 매력, 닛산-인피니티의 역동성 등은 그의 이목을 끈 모습이었다.
과연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는 인피니티 QX60을 어떻게 평가할까?
*아래는 녹취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대형 SUV 시장
최근 현대 팰리세이드의 출시와 폭발적인 인기로 대형 SUV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팰리세이드 데뷔 이전, 이미 포드와 혼다, 닛산 그리고 인피니티 등이 저마다의 매력이 있는 대형 SUV로 대형 SUV 시장을 구축해왔지만, 하지만 이번 팰리세이드의 데뷔로 인해 더욱 다양한 생활 패턴 및 대형, 프리미엄 SUV에 대한 요구가 더욱 폭발된 모습이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인피니티 QX60의 존재감은 조금 옅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실제 많은 이들도 대형 SUV라고 한다면 혼다 파일럿이나 포드 익스플로러를 먼저 떠올리지, 인피니티 QX60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인피니티의 감성, 그리고 QX60이 그러낸 균형감
평소에 인피니티 QX60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지만, 정말 거대한 차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시승을 하며 차량을 제대로 살펴보니 ‘무지막지하게 큰’ 차량은 아닌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차량의 전장이 5,095mm에 이르기 때문에 국내 기준으로는 큰 체격인 건 맞지만 최근에 워낙 큰 차량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어 그 위압감이 덜한 편이다. 참고로 전체적으로 현대 팰리세이드와 비교를 하자면 전장은 인피니티 QX60이 조금 더 길지만 전폭은 팰리세이드 쪽이 조금 더 넓은 편이다.
인피니티 디자인은 늘 극적이고 또 강렬했다. 실제 인피니티 고유의 듀얼 아치 프론트 그릴과 더불어 강렬한 선이 돋보이는 헤드라이트과 직선과 곡선을 적절하게 조합한 얼굴을 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 디자인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최근 워낙 프론트 그릴을 강조한 디자인들이 많아지며 이제는 ‘균형감’이 잘 잡혀 있는 것 같다.
인피니티 QX60의 디자인에서 눈 여겨 봐야 하는 부분은 바로 리어 디자인이다.
대형 SUV는 자칫 디자인을 잘못하게 되면 굉장히 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피니티 QX60은 측면에서 이어지는 날렵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후면으로도 고스란히 이어가며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현재 출시되어 있는 비슷한 체급의 SUV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날렵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디자인으로 실질적인 수치보다 체격이 조금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넉넉하지만 세련미가 부족한 공간
인피니티 QX60이 처음 시장에 데뷔한 건 지난 2012년이다. 일반적인 제품 수명 주기를 고려한다면 이제 풀체인지 모델이 데뷔하거나, 데뷔를 앞둬야 할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매력은 조금 부족하고, 또 세련미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인피니티 고유의 곡선으로 그려진 대시보드와 지금의 인피니티 디자인 요소가 아닌 다소 ‘오래된 듯한’ 요소들이 실내 공간을 채우고 있다. 물론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인터페이스의 구성이나 다이얼 및 버튼 등의 조작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며 손 끝으로 전해지는 가죽 및 각종 소재의 질감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실내 공간의 여유는 확실히 돋보인다. 대형 SUV에 대해 기대하는 요소들을 충분히 채우고, 만족시키는 모습이다. 1열부터 3열까지 모두 푹신하고 여유가 돋보이는 시트 구성을 갖춰, 미국식 패밀리 SUV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다.
실제 시승을 하며 2열과 3열에 모두 앉아 보았는데, 3열의 경우에도 그저 형식 상 마련한 것이 아닌 실질적인 탑승 공간으로 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2열과 3열의 시트 폴딩을 할 경우에 넓은 공간까지 선사한다.
덕분에 인피니티 QX60은 패밀리 SUV는 물론이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존재였다.
지금 도 설레는 그 이름, VQ
인피니티 QX60의 보닛 아래에는 닛산과 인피니티의 고성능 및 대형 차량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전설의 엔진, ‘VQ’ 엔진이 자리한다. 정식 명칭 VQ35DE로 명명된 V6 3.5L 가솔린 엔진과 합을 맞추는 변속기는 자트코 사의 엑스트로닉 CVT로 닛산 그룹의 전형적인 대형차 셋업의 구성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이를 통해 인피니티 QX60은 최고 출력 269마력에 34.2kg.m의 토크를 앞세웠고, 인피니티의 인텔리전트 AWD 시스템을 통해 주행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출력 배분 등을 자랑한다. 전체적인 구성에서 ‘미국 식 V6 가솔린 SUV’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러한 조합은 현대 팰리세이드 V6 모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9년에도 매력적인 인피니티 QX60
솔직히 말해 이번 시승을 앞두고, 근래에도 인피니티 QX60을 시승하며 ‘아쉽지만 매력적진 차량’이라고 평가하는 평단과 리뷰어들의 반응이 조금 이해되지 않았다. 2012년에 데뷔한 차량이 2019년 현재까지도 좋은 평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며, 또 반대로 그 시간 동안 워낙 좋은 차량들이 연이어 데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인피니티 QX60에 대해 의문이 있었고, 이번 시승에서 그 궁금증을 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인피니티 QX60의 디자인은 2019년 현재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피니티의 디자인 자체가 시대의 흐름을 따르기 보다는 자신들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자신들의 캐릭터를 명확히 하는 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본다. 실내 공간이 조금 고루하게 느껴지지만, 넉넉함의 매력도 충분할 것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VQ 엔진의 존재다. 시장의 경쟁 모델에 비해서 절대적인 출력이 조금 낮은 것도 사실이지만 막상 실질적인 주행에서는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지 않더라도 충분히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했다. 게다가 에코 모드 시에는 2,000RPM 이하에서의 매끄러운 주행도 가능했다.
그리고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은 마로 ‘스포츠 모드’를 통해 드라이빙의 감성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 드스포츠 모드를 택하는 순간 VQ 엔진에 담긴 강렬한 DNA가 고스란히 네 바퀴로 전해져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살린다. 그 순간의 움직임은 마치 거대한 전투 코끼리가 적진을 향해 질주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에 매끄러운 주행이나 스포티한 주행을 모두 효과적으로 대응해주는 엑스트로닉 CVT 또한 무척이나 매력적이며, 주행 모드는 물론 주행 환경을 가리지 않고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을 꾸준히 선보이며 그 매력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핸들링 퍼포먼스 부분에서도 역시 ‘인피니티의 감성이 느껴진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조향에 대한 반응이나 차량의 움직임이 상당히 날렵하고 예리한 느낌이었다. 물론 대형 SUV라는 특성에 맞춰 조금 더 여유롭고 한적한 서스펜션 반응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니 ‘적절한 조합’을 구성했다고 생각된다.
한편 효율성 부분에서도 의외의 모습이었다. 실제 자유로 등의 도로에서 평균 속도 90km로 주행할 경우 12km/L 수준의 트립 연비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좋은 연비라고 할 수는 없지만 5m가 넘는 전장 길이에 2,000kg이 넘는 무게 3.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준수한 모습이었다.
2019년에도 나름의 매력을 갖춘 존재
인피니티 QX60의 단점은 2012년에 데뷔한 그 존재에 있다. 명성에 걸맞은 VQ 3.5L 엔진과 2톤이 넘는 무게에도 우수한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시장의 경쟁자에 비해 실내 공간의 세련미나 기능적인 부분에서의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필 포인트도 존재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VQ 엔진과 CVT 그리고 AWD의 조합을 통해 완성도 높고, 매력적인 주행 성능을 뽐내고 있으며 대형 SUV에 걸맞은 여유로운 공간과 활용성을 갖춘 존재기에 달리기 즐거운 대형 SUV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의외의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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