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도 실망할 것”
북한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 시사 이후 말싸움 수위 상승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재개 움직임에 대해 ‘신뢰를 저버리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우호적인 관계를 언급하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는 것은 일종의 신뢰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우리가 대화를 지속하는 한 그것(실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데 대체적인 이해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그들이 실험을 다시 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4일 평양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계속 유지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핵무기 개발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날 북한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데 이어, 멀베이니 대행까지 거들고 나선 것이다.
다만 멀베이니 대행은 미국 조야에 일고 있는 북미관계 회의론을 의식한 듯 양국의 긍정적인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마주 앉을 거라고 예측한다”며 3차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합의가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 이슈의 복잡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핵무기 문제 해결을 위해 수 차례 만났던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대행으로 지명된 멀베이니 대행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27일 두 정상의 친교 만찬, 28일 확대 양자 회담에 모두 배석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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