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미국프로골프(PGA) 톱랭커들이 ‘마의 17번홀’에 무릎 꿇은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매킬로이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ㆍ7,18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2언더파를 기록했다.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짐 퓨릭(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3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1년 6개월 만의 우승을 차지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PGA 투어 15번째 트로피를 수집했다.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약 25억5천만원)다.
메이저 4승의 매킬로이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킬로이는 올해 들어 출전한 다섯 번의 대회에서 모두 톱5에 들고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섰던 아널드파머 대회에서 공동 6위를 하는 등 엄청난 상승세다.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에서도 선두로 올라선 매킬로이가 마스터스까지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3라운드까지 욘 람(스페인)에 1타 뒤진 2위였던 매킬로이는 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며 더블보기로 불안하게 시작했다. 이어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더해 전반을 마쳤다.
매킬로이는 후반에 다시 힘을 냈다. 11ㆍ12번홀 연속 버디 이후 14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으나 곧장 15ㆍ16번 홀 연속 버디로 타수를 줄이며 선두로 올라섰다.
매킬로이는 그린이 섬처럼 떠 있는 '마의 17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안전하게 그린 위에 올려놓아 파로 막았고, 18번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이 아슬아슬하게 물을 피하며 안전하게 파 세이브에 성공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매킬로이를 추격하던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람은 모두 17번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며 무너졌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이날 3타를 더 줄이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30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2번홀(파5)을 시작으로 4번(파4)과 7번(파4), 11번(파5) 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으며 타수를 줄여나갔다. 14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며 1타를 잃었지만 나머지 홀을 모두 파로 막으며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은 라운드 스코어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 중엔 안병훈(28)이 최종합계 7언더파로 공동 26위에 자리했다. 안병훈은 17번홀까지 버디 5개, 보기 2개로 선전했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져 아쉬운 더블보기가 나왔다. 강성훈(32)이 3언더파 공동 47위, 김시우(24)가 2언더파 공동 5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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