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55)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언론노보 기자 출신으로 이후 나산그룹, 한보그룹, 스카이라이프 등에 몸담았다. 2002년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캠프에 합류해 노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당시 양 전 비서관은 서울,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을 담당했고, 두 사람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각각 홍보기획비서관과 민정수석으로서 근무하면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양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 5년 간 줄곧 홍보수석실에서 근무한 데 비해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ㆍ시민사회수석 이후 공백기를 가졌다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3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복귀하면서 재회했다. 양 전 비서관은 당시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 취임사를 썼다.
두 사람이 더욱 가까워진 계기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 당시 양 전 비서관은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으로 일하며 재단 상임이사였던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후 2011년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의 기획ㆍ집필을 도맡았고 전국 순회 북콘서트의 흥행을 이끌며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이끌었다.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2015년 민주당 대표 선거, 2017년 19대 대선에 이르는 문 대통령의 정치 여정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문 대통령 주변 인물과 조직을 양 전 비서관이 영입, 관리, 조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2015년 당 대표를 거치면서 당 안팎의 경쟁자로부터 ‘측근정치’,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들었고, 그 핵심 인물로 최측근인 양 전 비서관이 지목됐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는 정권 출범 일주일 만에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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