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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청 피는 트럼프, 조바심 난 시진핑… 미중 무역협상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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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청 피는 트럼프, 조바심 난 시진핑… 미중 무역협상 난기류

입력
2019.03.17 16:41
수정
2019.03.17 18: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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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이르면 이달 안에 끝날 것처럼 보였던 미중 간 무역협상이 좀체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양측 모두 협상 진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지만 미국은 딴청을 피우며 시간을 끄는 반면 중국은 대화의 동력이 사그라질까 우려하며 조속히 매듭짓길 바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두르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후 미국은 확연히 속도를 늦추며 중국을 애태우고 있다. 이튿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무역 담판을 위한 양국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 “이달 안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유럽 순방 직후인 27일쯤 미국에서 양국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던 그간의 관측은 모두 공염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향후 3,4주 안에 중국과의 무역 합의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막판 타결을 앞두고 있다는 메시지가 함께 있었지만 중국의 태도에 따라 한달 안에 판을 깰 수도 있다는 사실상의 협박성 발언이었다. 급기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미중 양측이 다음달까지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안을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이 6월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은 연일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무역협상은 여태껏 멈춘 적이 없고 양국이 윈윈하는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인대 폐막에 앞서선 외국투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을 담은 외상투자법도 통과시켰다. 중국으로선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줄곧 요구해온 핵심 내용을 모두 담은 선물보따리를 내놓은 셈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류허(劉鶴) 부총리와 미국 측 상대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므누신 재무장관의 통화 소식을 전하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무엇보다 3자 통화가 지난 12일 이후에만 세 차례나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양국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다른 관영매체들은 므누신 장관이 지난 14일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150쪽 분량의 서류를 놓고 중국과 협상중”이라고 한 발언을 부각시켰다. 당초 120쪽에서 30쪽이 늘어난 걸 두고 복잡하게 얽힌 세부내용을 정리하는 막바지 단계라고 해석한 것이다. 지난 16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산을 우려한 미 세관당국이 농산물 압수 사상 최대 규모인 중국산 돼지고기 454톤을 압수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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