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어려울 때 끝까지 모시겠다” 5월 민주연구원장으로 정치권 복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정치인 문재인의 첫 비서관이자 마지막 비서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이나 좋은 시절 대통령 곁을 지키는 것보다 어려울 때 끝까지 모시는 게 의리이고 충성이라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한국일보 특파원과 만나 2년간의 해외생활과 복귀를 앞둔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맡아달라는 당의 요구를 최근 수락했고, 이에 따라 오는 5월부터 민주연구원장으로 사실상 정치권에 복귀할 예정이다.
양 전 비서관은 국내 정치 상황이나 한일관계 등의 현안에 대해선 한사코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민주연구원장 영입 요청을 수락한 이유로 “올해 초 제안을 받고 50일 가까이 고사하며 버텼지만 더 이상 버티는 건 오만하게 비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상했던 청와대나 입각, 출마가 아니라 당 외곽조직을 맡는 것조차 장고하는 모습은 언행의 기준이 문 대통령에게 맞춰져 있음을 보여준다. 내년 총선에서 인재영입과 전략기획을 포함해 막중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해선 “일을 시작하면 그 때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부터 이어진 지난 2년간의 해외생활에 대해 “인생에서 처음으로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관조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군 훈련 중 허리를 다쳤던 아들,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등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데 대해선 미안해하며 자책하기도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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