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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의 주총 평가 “현대차는 진전, 삼성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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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의 주총 평가 “현대차는 진전, 삼성은 아쉽다”

입력
2019.03.17 16: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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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주주총회에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이사회의 개방성을 강화하며 진일보한 반면에 삼성그룹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두 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주총에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현대차는 이번 주총에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와의 표 대결을 앞두고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참여를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인선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평가다. 그는 “현대차가 사외이사 후보를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고려해 제안했다는 점에서 과거 한국 기업보다 진전된 모습”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한국 자본시장의 비가역적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사외이사 후보로 윤치원 UBS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교수를, 엘리엇은 존 리우 베이징 사범대 교육기금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 파워 시스템 최고경영자(CEO), 마거릿 빌슨 CAE 이사를 추천한 상황이다. 양측의 후보를 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다양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양측 모두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삼성그룹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선 “이해하지만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바이오가 지난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로 해임을 권고한 김동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 등 사정은 이해하지만 시장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노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외이사 연임 안건을 낸 것을 두고도 “박 전 장관이 삼성그룹의 공익법인인 성균관대 교수로 있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주총에 대해 “지배구조 문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와 전자투표제 시행, 토종 행동주의 펀드 등장 등에 따라 기업들이 스스로 지배구조 개선책을 제시하는 등 주총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시대상기업집단 248개 상장사 중 86개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며, 이들의 주총 집중일(상위 3일) 주총 개최 비율도 40.7%로 2017년(70.6%)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또 2017년 네이버, 지난해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는 SK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회사나 하위 그룹 계열사들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며 “상위 그룹에서 나타나는 긍정적 변화가 더 빨리 하위 그룹에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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