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06. 한 살 추정 혼종견 아롱이
지난 2월 추위가 가시기도 전 부산 부산진구 있는 주택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 장소를 찾았던 한 주민은 파란 가방이 놓여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안을 열어보니 작은 인형과 함께 조그만 체구의 강아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주민은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동물자유연대는 정황상 유기가 의심돼 강아지를 병원으로 옮겨 진찰을 했습니다. 결과 다행히 다른 질병은 없었지만 문제는 몸무게가 1.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저체중 양상을 보였다는 겁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개를 굶기고 학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현재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유기한 사람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심하게 마른 채 털 복숭이 상태로 구조된 개는 아롱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아롱이는 이제 막 한 살 된 강아지로 보이는데요, 처음에는 극도로 불안해하고 사람을 경계했지만 이제는 안정을 찾고 사람도 잘 따른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예방접종도 맞았고, 밥도 잘 먹고 잘 지내면서 몸무게도 3㎏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이 정면에서 안으려고 하거나 큰 동작을 하면 조금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활동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롱이는 모든 사람을 가리지 않고 잘 따르는데 여러 사람이 있을 때는 좋아하는 사람만 따라다니는 편이고, 사람 품에 안겨 있는 걸 좋아합니다. 아직 개 친구들과는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입양센터에서 함께 지내는 다른 개들과 어울려 놀지는 않는다고 해요.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아롱이는 모든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지만 사람과 떨어져 있는 것을 싫어해서 집을 오래 비우지 않는 분께서 가족이 되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직 다른 개들과도 잘 어울려 놀지 못해서 아롱이만을 예뻐해 줄 가정이면 좋겠다고 해요.
아롱이는 현재 많은 동물들이 함께 생활하는 보호소 생활을 낯설어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막 사람에게 마음 문을 연 아롱이와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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