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와 정준영(30)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언급돼 유착 의혹을 받는 ‘경찰총장’은 현직 경찰청 소속 A총경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A총경을 소환 조사했다. A총경은 2015년 당시 강남경찰서 과장으로 재직했고 2016년 총경으로 승진했다. 2017년에는 청와대에 파견돼 민정수석실에서도 근무했다. 경찰은 A총경을 상대로 승리, 정준영 등과 접촉이 있었는지 집중 추궁했으나 A총경은 단순 문의에 대한 설명을 해줬을 뿐 유착은 없었다는 취지로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총경이 강남경찰서 근무시절 관할 구역에서 발생한 승리 등 관련 사건을 폭넓게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총장이 언급된 시기가 A총경이 강남서에서 떠난 뒤라 경찰 내 또 다른 유착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버닝썬과 강남경찰서간 연결고리로 꼽히는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이날 오후 9시 발부됐다.
앞서 승리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한 참가자가 ‘옆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도 찍고 해서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경찰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가수 정준영(30)과 클럽 버닝썬 직원 김모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정준영과 김씨는 휴대폰 3대, 1대를 각각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카카오톡 대화 전용으로 썼다는 일명 ‘황금폰’도 여기에 포함됐다. 압수수색은 불법촬영 동영상이 저장되어 있는 가능성이 있는 휴대폰 등 다른 전자기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압수한 전자 기기 일체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기기에 담긴 정보를 복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승리의 성접대 혐의와 정준영의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 증거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정준영에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정준영을 통해 연예계에 성관계 동영상이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수사해나갈 방침이다.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은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로 16일 피의자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가수 용준형(30)과 밴드 씨엔블루의 이종현(29)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연예인 피의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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