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중 학점 139등 불구 서류전형 합격자 안에 들어
‘가족 중 해양대 출신이 많아’ 자소서에 적은 사실 드러나
한국선급 “학점배점 5점뿐… 당락 좌우 항목 아냐” 해명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장남 문모(31)씨가 한국선급 입사과정에서 지원자 평균학점에 훨씬 못 미치고 자기소개서 분량이 미달했는데도 합격, 특혜채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해양대 출신이 설립한 한국선급에 지원한 문씨가 자기소개서에 ‘가족 중에 한국해양대 출신이 많다’고 언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 후보자는 한국해양대 교수를 지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자 장남이 지원자 146명 중 학점이 139등이었는데도 서류전형 합격자 25명 안에 들었다”며 “자기소개서도 분량도 거의 채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씨는 한국선급 2015년 하반기 공채 검사기술직(선체) 직무에 지원해 합격,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검사기술직에 지원한 전체 지원자 146명의 학점 평균은 3.61(4.5점 만점 기준)인데 문씨는 3.08로 139등에 그쳤다. 또 당시 채용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1,000자 이내(항목당)’ 분량의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했는데 문씨는 항목당 363.4자만 쓰고도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문씨가 자기소개서에 ‘아버지의 장기출장으로 가족이 1년간 영국에 살았고’, ‘가족 중에 한국해양대 출신이 많은 덕에’라고 언급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한국선급은 자기소개서 검토 과정에서 블라인드 처리를 했다고 변명했지만 말로만 블라인드 채용이었지, 문 후보자 장남 자기소개서에는 ‘해양대 가족’이라는 점이 부각됐다”며 “한국해양대 출신이 설립했고 직원과 임원 상당수가 한국해양대 출신인 한국선급 평가자에게도 블라인드 채용이 적용됐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문 후보자 장인은 1989년 한국해양대 총장직무 대리를 역임했고 문 후보자 동서는 현직 한국해양대 교수다. 문 후보자 역시 한국해양대 교수를 지냈다.
이와 관련, 한국선급은 해명자료를 통해 “경력직 서류전형 중 학력배점은 전체 100점 중 5점밖에 되지 않아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항목은 아니다”라며 “자소서 분량을 1,000자 이내로 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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