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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중학생들 “동네 어르신 인생스토리 책에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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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중학생들 “동네 어르신 인생스토리 책에 담았어요”

입력
2019.03.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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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송면중, 마을노인들 전기문 ‘눈 오는 날 메주할머니’출간

전교생 28명 할아버지,할머니 찾아 인터뷰

마을 드로잉동아리 회원은 삽화 재능기부

괴산 송면중 학생들이 눈 오는 날 마을 할머니를 찾아 인터뷰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송면중 학생들은 2017년부터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내고 있다. 올해 책 제목은 ‘눈 오는 날 메주할머니’이다. 송면중 제공
괴산 송면중 학생들이 눈 오는 날 마을 할머니를 찾아 인터뷰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송면중 학생들은 2017년부터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내고 있다. 올해 책 제목은 ‘눈 오는 날 메주할머니’이다. 송면중 제공

“평생 먹고 살기가 바빠서 꿈같은 건 생각해본 적도 없을 것 같은 할머니가 ‘가수가 돼서 노래 부르며 살아보고 싶다’고 수줍게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 아프고 뭉클했어요” (1학년 유예은)

“옛날에 부잣집 아이들이 피아노를 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는 할머니가 요즘 피아노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꿈꾸는 할머니’라고 제목을 지었어요”

(2학년 정주원)

최근 충북 괴산 송면중학교가 펴낸 ‘눈 오는 날 메주 할머니’에 실린 학생들의 소감 글이다. 이 책은 송면중 전교생 28명이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인생 스토리를 전기(傳記)형식으로 엮은 기록물이다. 책에는 학생들이 어르신들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학생들은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집으로 찾아가 말동무를 해드리면서 지나온 삶의 자취를 듣고 기록했다.

송면중은 소박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2017년부터 마을 어른들의 전기문을 쓰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책을 발간했다. 이번엔 특히 학교 인근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드로잉동아리가 동참해 의미를 더 했다. 동아리 회원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그려 삽화로 실었다.

김선주(1학년) 학생은 “평소 그냥 지나쳤던 동네 할머니와 많은 얘기를 나눠보니 ‘나도 나이가 들면 내 삶이 모두 다 중요하고 소중한 스토리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활동을 지도한 김명희 교사는 “학생과 동네 노인들의 만남을 통해 학교와 마을이, 아이와 어른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면중은 15일 학교 다목적실로 책에 등장하는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을 초대해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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