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출신 공현기 박사, 꿀벌부채명나방서
폴리에틸렌 분해할 수 있는 효소 발견
국내 연구진이 곤충의 효소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대(총장 한석정)는 응용생물공학과 학ㆍ석ㆍ박사 출신으로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농업연구사인 공현기 동문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곤충’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셀 리포트 (Cell Reprots, IF 8.03)’ 온라인 판에 논문을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공 박사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 논문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등이 함께했다. 논문 제목은 ‘꿀벌부채명나방 유전체분석을 통한 장내 미생물 독립적 장쇄 탄화수소 밀랍의 분해 기작 규명(The Galleria mellonella hologenome supports microbiota-independent metabolism of long-chain hydrocarbon beeswax)’이다.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이 장내 미생물이 없이도 단독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이 먹이로 삼는 ‘왁스(벌집을 구성하는 물질, 구조상 플라스틱과 유사)’와 ‘폴리에틸렌(PE)’을 분해할 때 만들어지는 다량의 효소(에스터라아제, 라이페이즈, 시토크롬 P450)를 새롭게 찾아내 보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과 농촌진흥청 우장춘프로젝트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른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기존 연구에선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 미생물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된다는 게 정설이었다면 이번 연구에선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도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동시에,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폴리에틸렌 분해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꿀벌부채명나방을 기르는 과정에서 이 곤충이 자주 플라스틱 용기를 뚫고 나오는 것을 관찰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연구팀과 공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플라스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 분해는 물론 폐 플라스틱을 태우지 않고 효소로 분해할 수 있으며, 미세플라스틱만 골라서 분해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가능해진 것”이라며 “실용화에는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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