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홀딩스 유 대표 경찰조사에서 진술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와 정준영(30)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은 총경급 경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해당 경찰관 파악에 나섰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34)씨가 “대화방의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들의 대화방에 경찰총장이란 말이 딱 한 번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대화에 참여한 누군가가 ‘옆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도 찍고 해서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고 말한 대목이다. 대화가 이뤄진 시기는 2016년 7월이고, 대화 내용만 보면 경찰이 업소의 뒤를 봐준 듯한 뉘앙스다.
처음에 경찰총장은 경찰에서 최고 직급인 ‘경찰청장’의 오기로 의심됐다. 하지만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 전 청장은 “승리란 가수에 대해서는 전혀 일면식도 없고 알지 못하고, 이 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이들의 단체대화방에서 경찰총장과 연락을 주고 받는 것으로 지목된 이가 유씨였다. 유씨가 ‘경찰총장=총경급’으로 진술했다면 강 전 청장은 이번 사건과 무관해진다.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급 인사의 직위는 보통 경찰서장이다. 하지만 공익신고자를 대신해 승리ㆍ정준영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방정현 변호사는 한 방송을 통해 “강남서장보다 윗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서장 이외에는 본청과 지방경찰청 과장들이 총경이고, 보직이 없는 치안지도관 등도 총경이다. 여기에 3년간 퇴직자들까지 포함하면 ‘총경급 인사’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경찰은 유씨 등을 상대로 총경급 인사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한편, 당시 경찰이 영향력을 끼칠 만한 사건이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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