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남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는 등 집단 성희롱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초등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이미 교단에 선 졸업생들까지 있는 만큼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학생들을 집단 성희롱한 **** 남학생들, 초등교사가 되지 못하게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하루 만에 2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교대 한 과에서 남자 대면식 때 남학생들이 새내기(여학생)들 사진과 이름, 나이, 동아리 등 개인신상과 얼굴에 대한 평가를 PPT로 만들어 졸업생 남자들에게 갖다 바쳤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 글들을 종합하면 서울교대 A학과 남학생들은 2013년부터 남학생이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정기적으로 대면식을 갖는데, 남학생들이 새로 들어온 여학생 자료를 만들어 졸업한 남자 선배들에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청원을 올린 사람은 “얼굴을 평가하거나 등수를 매기는 등 외모 평가와 성희롱이 이뤄졌고 여학생들이 찢긴 종이를 통해 이런 내용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성희롱에 직접 가담한 16학번 남학생들은 현재 4학년으로, 초등 임용고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지속적이고 집단적으로 여학생들을 성희롱 해온 남학생들이 초등교사가 돼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졸업생의 경우 현재 교사로 재직 중이다. 이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서울교대 졸업생이 한국일보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기 졸업 및 재학 중인 남학생들은 최근 여학생들에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다만 16, 17학번 남학생들은 15일 교내에 붙인 입장문을 통해 ‘남녀 구분 없이 새내기 소개 자료를 만들어 졸업생들에게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얼평(얼굴 평가)ㆍ몸평(몸매 평가) 및 성희롱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교대는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원인은 “현재 학교 측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해 학생 처벌은 학교 성폭력센터에서 성희롱 교육을 받는 정도”라고 지적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2월에도 여학생 기숙사 성희롱 낙서로 입길에 올랐다. 당시 기숙사 책상, 침대 등에서 붉은색 펜으로 여성의 나체와 성적 발언을 적은 낙서가 학생들에 의해 발견됐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알려왔습니다
본보가 2019년 3월 16일 보도한 <성희롱 대학생이 초등교사가 된다고? “제발 막아주세요”> 기사에 대해 서울교대 A학과 16, 17학번 남학생들은 ‘2016년 이후 남자 대면식에서는 성별의 구분 없이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소개자료가 활용됐고, 이 자료는 외모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담고 있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바와 같이 대면식에서 여학생들에 대한 외모 평가, 서열 매기기, 신체 부위에 대한 등급 매기기 등의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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