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광주시에서 역세권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광주 백토(본보 2월 7일자 15면 보도)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도자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의 작품이 해당 지역에 매장된 백토만으로 만든 것임에도 수입백토로 만든 작품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냥 덮느냐’, ‘채취냐’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광주지역 도예가 모임인 광주백토사랑추진위원회에 따르면 19일까지 경기광주문화예술회관 내 남한산성아트홀에서 ‘광주 흙으로 빚은 도자의 미(美)’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광주지역 도예가 15명이 만든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해당 토지에 매장된 광주 백토 3톤을 우선 채취해 만든 것이다.
노영재 도예가는 “도자기에 철 성분을 넣으면 통상 철이 흐르거나 번짐 현상이 나타나는 데 광주 백토는 전혀 그런 게 없다”며 “이는 점력이 좋고, 높은 불에서도 무너지지 않기 때문으로 이런 흙은 구하기도 힘들고 정말 훌륭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모(64)씨는 “초청장을 받은 친구와 함께 왔는데 색이 너무 곱고, 선이 또렷하게 나오는 등 백색의 도자기가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며 “광주가 왜 왕실도자기의 산실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광주 백토가 매장된 지역이 광주역세권 개발(광주시 역동 170-6번지 일원)이 한창이라는 점과, 얼마나 매장됐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토지주 A씨는 “조금만 빨리 발견했으면 땅을 매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개발에 앞서 얼마나 양이 되는지 측정해 보고 다량이 매장돼 있으면 이를 채취해 왕실도자기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진 광주백토사랑추진위원장이자 무형문화재(제41호) 분청사기장도 “광주 백토의 아름다움이 바로 이런 것”이라며 “절대로 사라지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 박물관 등에서 나와 살펴 본 결과 대략 1만5,000㎥(약 2만4,000여 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또한 추정치”라며 “(얼마의 양이 있는지 몰라) 당장 조사에 착수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일단 도와 도시공사 등과 협의해 어떻게 할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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