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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소리치고 과잉행동, 4명 중 3명이 치매·파킨슨병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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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소리치고 과잉행동, 4명 중 3명이 치매·파킨슨병으로 진행”

입력
2019.03.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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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73.5%가 12년 후 신경퇴행질환 나타나

서울대병원 등 전 세계 11개국 1,280명 환자 장기 추적 결과

자면서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장기 추적한 결과 4명 중 3명에게서 파킨슨, 치매 등 신경퇴행질환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나왔다.

1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전세계 11개국, 24개 센터의 수면 및 신경 전문가들이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조사한 결과가 뇌과학 분야 국제적 학술지인 ‘브레인(Brain)’ 최근호에 게재됐다. 주로 북미, 유럽의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이번 연구에 아시아에서는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유일하게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렘수면’은 쉽게 말해 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있는 상태로 대부분 이때 꿈을 꾼다. 렘수면 때는 근육이 이완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정상인데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고 긴장돼 꿈 속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게 된다. 전체인구에서 유병률은 약 0.38~0.5%이고 우리나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01%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로 확진된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280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6.3세였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4.6년, 최장 19년이었다. 치매와 파킨슨증 발생률 및 신경퇴행질환 위험도 예측은 각각 ‘카플란-마이어’와 ‘콕스 비례위험’ 분석을 통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연간 약 6.3%, 12년 후에는 무려 73.5%가 신경퇴행질환으로 발전했다.

신경퇴행질환처럼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역시 완치할 수 있는 약제가 없어 조기진단으로 더 쉽게 치료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신경퇴행질환의 경우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경퇴행질환으로 발병될 위험이 큰 환자를 미리 예측해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이후 환자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

정기영 교수는 “특발성렘수면행동장애가 신경퇴행질환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졌으나 이를 여러 기관이 장기 추적으로 밝힌 연구로는 처음으로, 신경퇴행질환의 다양한 위험인자들을 같이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 환자의 데이터도 같은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 이번 연구의 큰 의의”라고 강조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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