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유통과 성범죄, 경찰 유착 의혹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클럽 버닝썬의 이사였던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가 14일 경찰에 출석해 고개를 떨궜다. 버닝썬 관련 수사가 시작된 뒤 첫 공식 사과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승리는 포토라인에 서자마자 고개를 깊이 숙였다.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과 제 주변에 상처 받고 피해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 드린다”면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성접대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이 아직도 조작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승리는 버닝썬 지분 소유나 실질적인 클럽 운영 개입 여부, 군입대 일정 등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걸음을 옮겼다.
지난달 말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이후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승리는 이달 10일 피의자로 전환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 서울 논현동의 유명 클럽 아레나에서 여성들을 동원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승리의 동업자이자 성접대 지시 당시 카카오톡 대화방에 참여했던 유모(34)씨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했다. 유씨는 승리보다 1시간 정도 먼저 도착했지만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고 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들에게 성접대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실제로 실행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승리가 이달 25일 현역으로 입대하는 만큼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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