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방 제보 방정현 변호사 라디오 출연
가수 정준영씨의 영상물 불법 촬영ㆍ유포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법무법인 정&파트너스)가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 고위직이 두 명 등장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장 외에 경찰팀장이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씨의 음주운전을 봐준 정황도 포착됐다는 주장이다. 또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이라고 잘못 거론된 직책은 대화의 맥락을 볼 때 경찰청장인 것으로 방 변호사는 예상했다.
방 변호사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카톡방에) ‘경찰총장’과 ‘총장’으로 경찰청장을 지칭하는 단어가 두 번 나오고 ‘경찰팀장’이 한 번 더 나왔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경찰청장과 팀장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방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서 찔렀다’는 사건에서 거론된다. 방 변호사는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이 옆 가게에서 시샘해서 찌른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다’는 대화가 있다”며 “옆 가게에서 신고가 들어오는 상황을 무마하는 정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팀장은 역시 카톡방에 있던 최종훈씨의 음주운전 적발 사건에서 언급된다. 방 변호사는 “그 (카톡방) 안의 내용들을 보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상황들이 있다”며 “그러고 나서 그게 어느 정도 무마가 됐다는 식의 대화가 오가다가, 당시에 음주 단속을 하고 수사를 했던 경찰서의 담당 팀장이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가 왔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 변호사는 “제가 확인한 바로도 그 당시에 (최씨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은 언론에) 전혀 알려지지가 않았다”며 “굉장히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 음주운전에 적발됐는데도 보도조차 되지 않은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방 변호사는 이 때문에 팀장급 이상이 손을 써줬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방 변호사는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 단순하게 그 경찰서에서 무마를 시키려고 했던 건지 의문스럽다”며 “뒤에 등장하는… (‘경찰총장’을 고려할 때) 경찰팀장은 사실 의미가 없고 (경찰청장이 힘을 썼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 일행이 ‘경찰총장’이라고 잘못 말한 직책이 경찰청장인지, 검찰총장인지 여부를 두고는 “검찰총장이라면 그런 식으로 경찰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화의 흐름을 봤을 때 ‘경찰청장’의 오기로 짐작했다.
카톡방에서 경찰청장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언급된 인물은 배우 박한별씨 남편 유모씨다. 방 변호사는 유씨가 경찰청장과 생각보다 더 친밀한 사이일 것이라고 추측되는 정황도 공개했다.
방 변호사는 “(카톡방) 대화를 보면 ‘내가 어제 유모씨가 경찰총장과 문자 하는 걸 봤는데 대단하더라’라는 식의 얘기가 있다”며 “그들이 했던 대화가 거짓이 아니라면 직접 문자까지 주고받는 사이라는 게 정황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14일 경찰 조사를 받는다.
방 변호사는 경찰이 제보자를 색출하려 무리한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13일 이 사건과 관련된 남자 연예인이 휴대폰을 맡긴 사설 수리업체를 압수수색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방 변호사는 “수리업체가 아니라 복구업체”라며 “국민권익위가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원본자료도 다 제출했다고 했는데 이 업체를 압수수색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제보자를 어떻게든 색출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압수수색을 할 거였으면 진작에 하든지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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