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에게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그는 법원에서 조현병에 따른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달라’고 소리치는 어머니를 주먹으로 때려 넘어뜨리고, 얼굴을 발로 수 차례 밟은 다음, 부엌에 있던 흉기로 어머니의 복부와 목 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김씨는 “범행 당시 어머니가 자신을 공격한다고 착각해 폭력을 휘둘렀고, 이후 어머니가 신고하면 교도소나 정신병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나 살해했다”며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하급심 재판부는 전문 감정 결과 김씨가 조현병인 것은 맞지만, 범행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후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방문을 잠그고 피해자의 시체를 옷장에 넣으려 했고, 누나가 창문을 열려고 하자 창문 밑에 숨었다가 도망갔다”며 “피고인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2심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확정적 고의 아래 피해자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복부와 목 부위를 무차별적으로 찔렀다”고 지적하며 심신미약 주장을 배척했다. 이번에 대법원도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형을 확정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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