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샘추위로 경기장은 차가웠지만 울산 현대의 공격은 다시 뜨거워졌다. 연속 무득점 기록도 2경기에서 멈췄다. 7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울산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상하이 상강(중국)을 제압하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그 동안의 시름을 한층 덜었다.
울산은 1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공격의 핵’ 주니오(33ㆍ브라질)의 결승골로 상하이를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한 울산은 승점 4점으로 상하이를 조 2위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개막 전 울산은 K리그1 우승과 7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목표로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빈공에 허덕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K리그1 개막전에서 수원을 2-1로 꺾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6일 시드니FC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 이어 강원과의 K리그1 2라운드까지, 2경기 연속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헐크(33)와 오스카(28)가 버티고 있는 중국의 강호 상하이를 상대로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두 팀은 전반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상하이의 헐크가 피지컬을 이용한 돌파를 앞세우면, 울산은 김인성(30)의 스피드로 맞서는 식이었다. 전반 21분 전방을 휘젓던 김수안(26)이 날카로운 헤딩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상하이도 지지 않고 전반 38분 헐크가 프리킥 기회에서 수비벽 아래로 ‘센스’ 있는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양측 다 득점에 실패한 채 전반을 마쳤다.
3경기 연속 무승부 위기에 놓인 울산을 구한 것은 결국 주니오였다. 이날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대기하던 주니오는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경기장을 휘젓기 시작했다. 후반 14분과 17분 날카로운 슈팅을 연속해서 날리며 예열을 마친 주니오는 후반 21분 김보경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울산은 혼신을 다한 수비로 주니오의 골을 지켜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이날 갑자기 찾아온 꽃샘 추위에도 경기장에는 4,000여명의 팬들이 찾아 울산을 응원했다. 홈 팬들은 경기가 종료된 뒤 주니오의 이름을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울산은 17일 이번 시즌 돌풍의 팀 대구와 K리그1 3라운드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울산=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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