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계의 산 증인 황석영 소설가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후보에 올랐다. 맨부커상에 한국인 후보가 오른 것은 소설가 한강 이후 두 번째다. 2016년 한강은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받았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3일 홈페이지에 황석영을 포함한 13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5명의 심사위원이 108권 중 13권을 추렸다.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The Years’, 독일 작가 마리온 포쉬맨의 ‘The Pine Islands’ 등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후보에 오른 황 소설가의 작품은 2015년 발표된 ‘해질 무렵’(영문제목 At Dusk). 성공한 60대 건축가와 젊은 연극연출가의 목소리를 교차 서술하며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세밀하게 그려낸 경장편이다. 지난해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됐고 프랑스에선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69년 영국 부커사가 제정한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처음에는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쓴 영미 소설에 한해 수상작을 선정해오다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부문을 신설해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과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6년 수상자 한강 소설가 역시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와 함께 상을 받았다. ‘해질 무렵’의 번역가인 김소라 역시 함께 후보에 올랐다.
선정위원회는 다음달 9일 최종 경쟁 후보 6명(Short list)을 추릴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는 5월 21일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한화 7,445만원)가 수여된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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