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시장의 지각변동을 노리는 국산ㆍ수입맥주 2위 업체들이 동시에 신제품을 공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이트진로는 13일 맥주 신제품 ‘청정라거-테라’를 공개했고, 수입맥주 칭따오를 유통하는 비어케이는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 출시 계획을 밝히며 시음회를 열었다. 두 맥주 모두 ‘청정’, ‘퓨어’ 등 깨끗한 맛을 내세운 게 특징이다.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2013년 ‘퀸즈에일’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제품(발포주 제외)이다.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재배한 맥아와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 사용한 게 특징이다. 라거 맥주 특유의 청량감이 강화되고, 거품이 조밀해 탄산이 오래 유지되는 강점이 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테라’는 지난 2014년부터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를 살려낼 구원투수로 주목 받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맥주시장을 호령했던 하이트진로는 2012년 오비맥주의 ‘카스’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최근 5년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6년 전 ‘퀸즈에일’을 출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1933년 국내 최초 맥주를 생산했던 기업으로서 ‘테라’를 통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다. 맥주 병과 캔을 국내 업계에선 처음으로 초록색으로 바꾸는 파격을 시도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는 이날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테라 출시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유했다. 그는 “현재 맥주 시장 판을 뒤집을 기회는 이번 한번뿐이라는 각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도 “테라 출시를 계기로 어렵고 힘든 맥주 사업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며 “반드시 재도약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은 일반적인 맥주 제조방식을 피했다. 유통기간을 늘려야 하는 문제 때문에 대부분의 맥주가 열처리를 하지만, 이 맥주는 ‘비열처리‘ 제품이다. 비어케이 측은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술로 갓 생산된 맥주의 신선함과 부드러움을 보전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칭따오는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으로 수입맥주 시장 1위 ‘아사히맥주’를 견제하며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스타우트’와 ‘위트비어’ 등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한 칭따오는 이번 제품을 통해 입맛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비어케이는 칭따오 덕을 톡톡히 보며 지난 2017년 매출액 1,18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55%이상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은 이날부터 ‘테라’는 21일 시중에 유통된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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